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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얼, '삼성·LG전자 美 디지털TV 규격 담합 혐의' 제소

디지털TV 관련 기술라이선스 비용 과다 책정했다며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소장 접수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지털TV 방송 기술표준 규격과 관련해 담합했다며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24일 주요 외신 및 가전업계 등에 의하면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최근 삼성전자‧LG전자‧파나소닉‧필립스‧제니스 등 5개 가전업체가 디지털TV 관련 기술라이선스 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했다며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문제를 제기한 곳은 미국 내 하이얼 자회사 ‘하이얼 아메리카 트레이딩’이다. 하이얼 아메리카 트레이딩은 미국식 디지털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 표준인 ‘ATSC 표준 규격’과 관련해 이들 5개 업체의 담합 혐의를 지적했다.


ATSC 표준 규격은 아날로그 표준인 NTSC 후속으로 채용된 기술이며 유럽 디지털 TV 표준인 DVB와 달리 처음부터 HD화질을 지원한다. 미국, 캐나다, 괌, 멕시코, 대한민국 등의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말 ATSC 3.0 버전이 등장했고 전송효율이 높아 한 개 주파수에 다양한 채널의 방송이 가능하고 UHD방송도 지원한다.


ATSC 규격은 최초 미국 업체들끼리 진행됐으나 LG전자가 ATSC 규격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미국 제니스사를 인수함에 따라 LG전자가 주도권을 가지게 됐고 이후 삼성전자까지 껴들어 현재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ATSC 규격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얼은 LG‧삼성전자 등 5개 업체를 뉴욕연방법원에 제소하면서 이들 업체들이 세계 최대 특허 관리업체 엠펙 엘에이(MPEG LA)‧콜럼비아대 신탁위원회와 밀약을 통해 ATSC 특허와 관련한 공정경쟁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하이얼은 뉴욕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TV 튜너에 필요한 특허권 취득을 위해 삼성‧ LG 등 특허 보유업체들과 접촉했으나 모두 개별 협상을 거부하면서 엠펙 엘에이와 협의하라는 답변만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전업계에서는 하이얼이 지난 2016년 1월 약 6조원에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를 인수함에 따라 글로벌 시장 부문 확대 정책으로 선회해 특허 분쟁이 잦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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