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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삼성바이오 때문에 기재부·금융위와 대립?

김동연, 최종구 동시 우회비판…삼성바이오에 힘 실리나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전통지 과정을 놓고 금융감독원이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등과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어제(9일) 일제히 금감원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제기했다. 김 부총리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의혹들이 최종 결론 전에 사전에 공개돼 시장에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이 난 후 공개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융감독원이 전례 없이 사전통지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고 그로 인해 시장에 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사전통지는 금융위가 금감원에 위탁한 업무기 때문에 금감원이 판단해서 할 일이지만 문제가 생긴 만큼 앞으로는 금감원이 사전통지를 공개해도 되는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일 금감원은 삼성바이오 감리결과에 따른 조치사전통지서를 삼성바이오 및 감사인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 동시에 ‘고의적 분식회계’가 인정된다는 감리결과를 외부에 공개했고 그로인해 삼성바이오의 주가는 일주일만에 26.33% 가량 하락했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48만8000원을 기록한 주가는 지난 4일 35만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에 삼성바이오 측은 지난 8일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감리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민감한 사안에 대해 관련 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노출되고 있는 상황에 크나큰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진행 중인 감리절차와 관련해 지난 1일 금감원으로부터 조치사전통지서를 전달받았고 그에 대한 보안에 유의하라는 내용도 함께 통보받아 언급을 자제해왔고 3일에는 사전 협의 없이 언론 등 외부에 공개하지말라는 공문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김동연 부총리와 최종구 위원장의 잇단 문제제기는 삼성바이오에 보다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금감원의 경우 향후 증선위 판단 결과에 따른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만약 증선위가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인정하지 않거나 금감원이 삼성바이오와의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투자자 피해에 대한 책임소재가 금감원 측으로 쏠릴 수밖에 때문이다.

 

현재 삼성바이오의 개인투자자들은 법무법인 한결을 통해 삼성바이오와 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잠정 결론에 대한 적법성을 따지는 첫 절차 금융위 감리위원회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양측이 직접 참석해 각자 의견을 개진하는 대심제(對審制)로 진행될 예정이다. 일반 재판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치열한 상호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최종 심의와 제재 결정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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