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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회계기준] 이통 3사 실적 문제없나?(下)

무선사업 이미 ‘레드오션’…신사업으로 활로 모색
미디어·콘텐츠, AI 서비스 등 사업영역 확대 매진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바뀐 회계기준 등의 영향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핵심사업인 무선통신 부문 매출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이통사들은 미디어·콘텐츠 등 새로운 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한 9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12조8716억원으로 소폭(1.1%) 증가했다.

 

이전 회계기준을 적용한 3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3조1237억원, 영업이익은 1조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0.9% 증가했지만 이 또한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통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기조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선택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상향된 결과로 분석한다. 이에 더해 올해 1분기부터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돼 상품 매출, 서비스 매출, 마케팅 비용 등의 인식방법이 달라지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특히 이통사들의 주력부문인 무선사업 부문의 하락세가 컸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2조56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0.9%, 1.5% 줄어든 1조7779억원, 1조3452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로 활용되는 이동전화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역시 SK텔레콤 3만3299원, KT 3만2993원, LG유플러스 3만3355원 등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 4.5%, 5.8%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레드오션’이 된 무선부문 시장을 탈피해 혁신기술 기반 서비스와 플랫폼 사업 분야에서 장기적인 성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올해 1분기 SK텔레콤은 모바일 IPTV ‘옥수수’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했고 KT는 미디어·콘텐츠 부문 매출이 8.1% 늘어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LG유플러스도 IPTV 가입자가 14.9% 증가하며 홈미디어 사업에서 선방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이통사가 무선서비스 사업만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이에 따라 이통 3사 모두 5대 플랫폼,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 등을 내세우며 다른 산업에서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이동통신 사업이 B2C 위주에 불과했지만 5G가 상용화되면 B2B 시장도 활성화 될 것”이라며 “5G는 3G, 4G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신사업 발굴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통사들이 유무선 사업을 뛰어넘어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차세대 먹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통신망을 활용해 신기술을 여러 기기와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어 확산성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중 화두는 단연 AI 서비스로 지난해부터 이통 3사 모두 AI 스피커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는 만큼 올해에도 AI 적용을 확대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자사 서비스에 AI 플랫폼인 ‘누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해 영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부터 T맵을 통해 음성으로 전화나 문자 수발신, 차량 정보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했으며 연내에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연동해 가정 내 홈 IoT 기기들이 보내는 정보들을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을 갖추도록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서비스 영역 확대는 실사용자의 확보 및 음성 데이터의 영역을 넓혀 다시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지속적인 AI 서비스 확대를 통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계속 찾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T도 AI 플랫폼 ‘기가지니’를 다양한 산업군에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KT는 교육과 키즈 콘텐츠 등 B2C 영역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호텔 등 B2B 영역으로 AI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제휴해 기가지니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올해 안에 출시하고 특급호텔 서비스를 관리하는 ‘AI 컨시어지’를 상반기에 내놓는 등 AI 기술 범위를 B2B 영역으로 계속해서 넓혀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가능 단말 제작 키트인 ‘AI 메이커스 키트’, AI 서비스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AI API’ 등을 선보이며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술 공개에도 힘쓰고 있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기가지니와 사물인터넷 기반 홈 IoT 기술을 접목한 기가지니 아파트를 선보인 데 이어 자동차와 특급호텔 등에도 AI를 적용키로 했다”며 “그간 B2C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B2B 영역으로 기가지니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기에는 AI 서비스의 기본적인 라인업을 갖추느라 유사 서비스를 내놓기 바빴으나 지금은 KT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AI 대중화 기틀을 마련한 만큼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강점인 홈 IoT 서비스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건설사와의 협업을 통해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를 탑재한 ‘프렌즈’를 적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한 ‘U+ 프로야구’, ‘U+ 골프’ 등 중계 서비스도 출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시대를 앞두고 AI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며 관련 서비스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며 “기존의 통신이라는 틀을 깬 탈통신으로 변화를 주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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