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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미영 CMS에듀케이션 압구정본원 원장

"사고력은 융합의 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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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 과목 간 경계를 허문 ‘융합인재교육(STEAM)’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9월 교육부는 반세기 만에 문·이과의 벽을 허무는 통합교육과정 총론을 확정, 발표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8학년도부터 문·이과 계열 구분없이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을 배우게 된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은 공통과목으로 배운다. 이 내용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적용될 예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의의는 문·이과 구분없이 모든 학생들이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소양을 함양하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래사회가 원하는 것은 바로 ‘융합인재’다. 이제 융합교육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사항이고, 융합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려면 사고력 교육이 바탕이 되야 한다. CMS에듀케이션 압구정본원 이미영 원장을 만나 ‘융합사고력 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Q. 융합사고력 교육은 언제가 적기인가요?

A. 언제 하더라도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어릴 때는 교구 등을 활용하고, 커서는 이론 탐구 등을 통해 사고력 교육을 할 수 있으니까요. 사고력 교육을 어느 수준까지 해야 할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고력 교육은 마침표가 없습니다. ‘끝’까지가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것이 사고력 교육의 핵심입니다.

Q. 융합사고력 교육을 받은 후 어느 정도 지나야 아이들에게 변화가 보이나요?

A. 꾸준히, 성실하게, 열려 있는 자세로 교육받는 학생들은 6개월쯤 되면 달라집니다. 수업 태도는 두 말할 것도 없고 과제를 보면 바로 알 수 있어요. 직접 첨삭을 하다보면 처음에는 문제의 조건만 써오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건 정리까지 할 수 있게 됩니다. 논리적으로 서술을 하려면 문제의 조건을 정리해야 풀이 계획을 세울 수 있거든요.

제가 지도했던 한 학생은 예전에 서술을 하라고 하면 연습장에 문제를 풀 듯 식으로 쭉 써내려갔어요. 발문법으로 과제 첨삭을 하면서 코칭을 해줬죠. 발문이란 ‘예’ ‘아니요’로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라 ‘왜’ ‘어떻게’와 같이 인과관계나 방법을 묻는 개방형 질문입니다. 그래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더 나아가 한 가지 물음에 두 가지 이상을 생각할 수 있는 발문을 통해 학생 스스로 사고가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래서 그 학생에게 ‘왜 이렇게 계산을 했니?’ ‘이 단계를 어떻게 넘어간 거지?’라고 발문했습니다. 저의 발문에 따라 학생은 왜 나눗셈을 했는지, 왜 이 식을 활용했는지 채워 오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서술을 아주 잘하게 됐어요. 조건 정리를 잘하면 실수가 줄어드는데, 학교 시험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보죠.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할 때도 처음에는 수박 겉핥기식이지만 점차 핵심적인 질문, 즉 선생님의 발문에 가까워지죠. 더 중요한 것은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생겨 스스로 뭔가 찾기 시작합니다.

Q. 이 부분이 융합사고력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가요?

A. 맞습니다. 사고력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 하고 호기심을 갖게 하고, 스스로 해결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사고력은 홍삼이나 비타민처럼 학습에서의 면역력을 길러줍니다. 지문이 길거나 유형이 달라져도 두려움이나 거부감 없이 적극적으로 도전하죠. 자기주도 학습이 별거인가요. 궁금한 게 있으면 스스로 해결해보는 거죠.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그런 경험들이 자신감을 갖게 합니다.
영재교육원 시험이 과도기입니다. 어떤 문제가 나올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CMS에서 사고력을 배운 아이들은 시험을 보고 ‘어디서 봤던 문제였다’고 기억합니다. 사고력 교육이 다양한 문제 유형의 적응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줬기 때문입니다.

CMS는 2015학년도 과학영재학교 신입생 선발에서 211명의 합격생을 배출했습니다. 201학년도 영재교육원·영재학급 928명 합격, 2014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 1차 254명의 수상 등의 성과는 17년 역사를 자랑하는 ‘CMS 융합사고력 교육’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Q. 이 원장님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끌어내기 위해 어떻게 하나요?

A. 저는 수업 도입부에 “오늘은 어떤 테마를 배울 거야”라고 주제를 알려주는 대신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실생활 사례를 예로 들어요. 제가 학원에 오면서 있었던 일이나 학생들 얘기도 하죠. 재미있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듣습니다. 올해 시작된 스토리텔링형 수학 수업을 CMS에서는 오래 전부터 해온 셈이죠.

Q. 이런 이유 때문에 융합사고력 교육이 더욱 주목받고 있나 봅니다.

A. 사고력은 교과와 별개라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최근 학교의 교과서를 비롯해 시험, 경시 등의 경향이 사고력 쪽으로 바뀌고 있어요. 예컨대 한 국제중 2학년 중간고사 수학시험에 스토리텔링형 문제가 나왔다고 합니다. 수학자와 관련된 지문이 나오고 국어 문제처럼 밑줄 그은 내용의 의미를 묻는 문제였대요. 학생들은 문제가 쉽든 어렵든 지문이 길면 일단 겁부터 냅니다.

하지만 사고력을 한 아이들은 그런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아요. 주제도 잘 찾고, 서술 훈련도 잘 돼 있죠. 이렇게 사고력 수업이 수학뿐 아니라 여러 학문 학습에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 CMS의 융합사고력을 찾는 분들이 더욱 많아졌어요. 사고력이 교과에 적용되니 당연한 일이죠.

Q. 융합사고력 교육과 관련해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아이들의 사고력 교육을 가장 많이 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부모입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안 돼”라고 말하지 말고,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 “이건 어떻게 생각해?”라고 질문을 주거니 받거니 해야 합니다.

예컨대, 아이가 유리문을 열 때 손잡이 대신 유리를 민다면 “유리를 만지면 어떻게 해? 손잡이를 잡아야지”라고 바로 해답을 주지 말고, “유리문의 어느 부분을 밀면 가장 잘 열릴까?”라고 물어 아이가 한 번 더 생각한 후 행동할 수 있게끔 질문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작은 실천 속에 아이의 사고력이 자라납니다.

※ 생활 속에서 융합사고력 키우려면
▶ 카테고리식 독서 = 독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미래의 키워드는 '상상'이며 독서는 무한한 상상의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면에서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책만 많이 읽어서는 학문 간 영역을 넘나들며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융합인재가 될 수 없다. 일명 '카테고리식 독서'가 필요하다. 책 내용 중에서 중요한 키워드를 따라가는 독서를 통해 카테고리가 있는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
▶ 독서 후 직접 스토리텔러 되어보기 = 책을 읽은 후 자신이 주인공이 돼 이 책을 쓴 이유,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가장 중요한 점 등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직접 글로 표현해 본다.
▶ 여행 계획 세우기 = 가족 여행이나 캠핑을 갈 때 직접 계획을 세워본다. 거리, 비용, 시간 등을 고려해 이동 경로를 짠다. 기간 내 계획에 따라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거나 준비한다.
▶ 신문이나 잡지에서 수학적 요소 찾고 이야기하기 = 수학과 관련된 요소들을 가능하면 많이 찾는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기호나 그림으로 나타내거나 직접 말로 설명하게 한다.
▶ 호기심 수첩 만들기 = 생활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호기심을 별도의 수첩에 기록한다. 정말 궁금하고, 탐구해보고 싶은 내용이면 좋다. 일주일 동안 기록한 후 주말에 인터넷이나 사전, 서적 등을 활용해 직접 탐구해본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부모님에게 적절한 힌트를 얻는다.
▶ 식탁 토론 = 하루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 가족 식사를 하면서 공통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이때, 부모는 아이의 생각을 묻고 그것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스토리텔러 되어보기’나 ‘호기심 수첩 만들기’의 내용을 고민해 봐도 좋다. 동생에게 설명하듯 더 쉽게 설명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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