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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리는 20년 ‘곤 시대’…르노, 24일 이사회 소집

로이터 “곤 회장 후임에 세나르, CEO엔 볼로레 COO 승진”
“곤 회장도 사임 동의”…르노-닛산 갈등 봉합 출발점 될 듯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프랑스 자동차그룹 르노가 보수 축소신고 혐의로 일본에서 기소된 카를로스 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르노는 곤 회장의 후임자 선정을 위한 이사회를 오는 24일(현지시간) 소집하기로 했다.

 

이사회에서는 프랑스의 세계적 타이어 기업 미쉐린의 CEO에서 물러나는 장-도미니크 세나르를 신임 회장에, 곤 회장의 대행을 맡아온 티에리 볼로레 전 르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CEO에 각각 임명하는 안건의 논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결정이 20년에 걸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이끌어온 곤 회장의 시대가 마감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르노가 지난 1999년 파산 직전의 닛산을 인수하고 동맹을 결성해 굴지의 글로벌 완성차업체로 성장하는 데에는 곤 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특히 닛산의 COO로 파견된 뒤 철저한 경영 합리화로 닛산의 질적을 ‘V’자로 반등시킨 경영 역량을 그를 자동차 업계의 스타 경영자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2010~2018년 닛산에서 추가로 받은 보수 8000억 달러(한화 약 905억원) 이상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일본 검찰에 기소되면서 이런 명성은 빛이 바랬다.

 

이에 닛산이 지난해 11월 곤 회장을 즉각 해임한 것과 달리 르노는 그의 회장직을 계속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보석 청구가 기각되면서 곤 회장이 실질적으로 르노의 경영을 책임지기 어렵다고 보고 교체 쪽으로 기류가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곤 회장 역시 보석 신청 기각과 르노 최대 주주인 프랑스 정부의 경영진 교체 요구 이후 회장직 사임에 동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공식적인 사직서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새 경영진, 르노-닛산 갈등 봉합 등 ‘과제’

로이터는 이번 조치가 곤 회장의 체포 이후 고조된 얼라이언스 파트너 닛산 측과의 긴장을 완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쳤다.

 

르노의 새 선장이 될 세나르는 당장 닛산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닛산의 사이카와 히로토 사장은 곤 회장 체포 후 르노가 닛산 이사회의 새 의장을 임명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하는 등 자사에 대한 르노의 지배력 약화를 위해 애써왔다.

 

르노는 닛산의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으며 COO 이상의 닛산 경영진을 선임할 권한을 갖고 있는 반면 닛산은 르노의 지분 15.0%만 쥐고 있으며 이마저도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다.

 

르노에 신임 경영진 체제가 들어서면 프랑스 정부는 르노-닛산의 동맹 관계를 공고하게 하기 위한 새 지배구조 구축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곤 회장도 지난해 르노와의 계약을 갱신할 때 이같은 임무를 부여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닛산은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이카와 사장은 지난주 인터뷰에서 지배구조의 변경이 급선무가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일본 언론에서는 프랑스 정부가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르 메르 장관은 “그 안건은 지금 테이블에 올라 있지 않다”며 “지금 논의하는 것은 르노의 경영구조”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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