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대림산업이 건설 중인 브루나이 교량 '템부롱대교' 현장을 방문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5년 브루나이 템부롱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교량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2조원에 달한다.
템부롱대교는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는 30km의 다리다. 총 4개 구간으로 나눠 발주됐다. 대림산업이 템부롱대교의 핵심인 해상교량과 사장교 구간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총 수주금액은 약 7500억원으로 올해 하반기에 준공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가격보다는 기술력과 한국 건설회사에 대한 브루나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주했다고 대림산업이 설명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입찰 당시 중국 업체가 1~3위를 차지했고, 가장 높은 공사비를 써낸 대림산업은 4위였다”라며 “하지만 대림산업은 발주처가 강조한 공기단축에 대해서 특수공법과 차별화된 설계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교에 적용된 기술은 특수기중기를 사용하는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공법이다. 이 장비는 교각 위에 상판을 들어 올리는 기능을 한다. 기존의 장비가 800t(톤)짜리 상판을 하나씩 올리는 수준이라면 대림의 장비는 최대 1700t까지 한꺼번에 두 개씩 올릴 수 있다.
상판 두 개를 한꺼번에 들어서 교각 위에 올리는 방식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법으로, 발주처가 요구한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만들어졌다. 새로운 장비는 대림산업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설계해서 유럽 건설기계 제작사에 의뢰해 탄생했다. 이로써 기존 장비보다 4배 이상 능률이 높아져 공사기간과 공사금액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대림산업은 또 브루나이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리파스대교’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파스대교는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로,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시를 가로지르는 우리나라의 한강과 같은 브루나이 강 위에 놓인 교량이다. 주탑 높이가 157m로 고층빌딩이 없는 브루나이에서는 가장 높은 구조물이다.
대림산업은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주탑을 디자인하고 1층엔 이슬람 기도실을 만드는 등 이슬람 문화를 설계에 반영해 지난 2017년 준공했다. 현재 이 다리는 브루나이의 랜드마크로써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전해진다.
이와 같이 대림산업은 해외 특수교량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3년 여수와 광양을 연결하는 세계 4위의 현수교인 이순신대교를 통해서 세계에서 6번째로 현수교 기술 자립화에 성공했다. 브루나이는 해상특수교량 기술 자립화를 달성한 후 대림이 처음으로 진출한 해외시장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일본 업체와의 경쟁 끝에 터키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현재 터키에서는 총 사업비 3조5000억원 규모의 차나칼레 교량을 우리의 기술력으로 건설하고 있다.
윤태섭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은 “대림산업이 SK건설과 함께 팀을 구성해 터키에서 진행하는 차나칼레 대교는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 길이가 2023m에 달한다”라며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해상특수교량 분야에서는 대한민국 건설사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엔 브루나이 다토 수하이미 개발부장관과 국토교통부 김현미장관, 대림산업 윤태섭 토목사업본부장 외 템부롱대교 프로젝트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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