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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경기불황에 설비투자 10% 줄여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주도

(조세금융신문) 국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30대 그룹이 설비투자를 10%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3분기까지 30대 그룹의 연구개발 투자는 5.9% 늘었지만,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설비투자는 10%나 줄었다.


투자는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주도했고, 30대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4%로 전년 동기대비 3%포인트 높아졌다. 4대 그룹 이외의 그룹은 3분기 누적 투자가 15% 줄어 상·하위 그룹 간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254개(금융사를 제외한 분기보고서 제출 기업)사의 연결기준 3분기 누적 설비투자 및 R&D 투자를 조사한 결과 총 91조8천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97조5천억 원에 비해 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투자액의 71.2%를 차지하는 설비투자가 65조3천7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72조5천300억 원 대비 7조2천억 원(-9.9%)이나 감소했다.


반면 R&D 투자액은 26조4천800억 원으로 전년 25조 원보다 1조4천800억 원이 늘었다. 불황 장기화로 대기업 그룹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면서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R&D 투자에는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분기보고서 제출 계열사가 없는 부영을 제외한 29개 그룹 중 설비투자를 늘린 곳은 10곳에 그쳤지만, R&D 투자는 절반이 넘는 18곳이 늘렸다.


30대 그룹 중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으로 올 들어 3분기까지 33조3천700억 원을 투자했다. R&D 투자는 13조3천500억 원에서 13조9천800억 원으로 4.8% 늘었지만, 설비투자가 23조3천억 원에서 19조4천억 원으로 17%나 크게 줄어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3조3천억 원(-9%) 감소했다.


올 들어 삼성그룹의 설비투자가 급감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라인 증설 및 성능개선에 사용된 투자액이 5조8천500억 원에서 3조3천억 원으로 2조5천억 원이나 줄어든 탓이다.


2~4위는 SK, LG, 현대자동차그룹 등 4대 그룹이 나란히 차지했다.


SK는 올 들어 투자액이 10조6천700억 원에서 12조9천200억 원으로 2조2천500억 원(21.1%) 증가했다. 설비투자와 R&D 모두 21.5%와 18.2%나 늘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신제품 생산 장비를 교체하고 경기도 이천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1조7천600억 원 가량 투자를 늘렸다. SK텔레콤과 SK인천석유화학, SK가스 등도 3천억~5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늘렸다.


LG는 전년보다 0.6% 소폭 늘어난 12조1천600억 원을 투자하며 3위였고, 현대차는 9조1천400억 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설비투자가 7조900억 원에서 6조3천500억 원으로 10.5% 줄었지만, R&D 투자는 2조5천600억 원에서 2조7천900억 원으로 9.1% 늘렸다.


이들 4대 그룹의 투자액은 67조5천9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극심한 경기 부진 속에서 상위 그룹조차 투자에 몸을 사린 셈이다.


하지만 4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의 투자 감소폭은 이보다 훨씬 컸다. 4대 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의 1~3분기 투자액은 24조2천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나 줄었다.


그 결과 4대 그룹이 30대 그룹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8%에서 73.6%로 2.8%포인트 높아졌다.


4대 그룹 외에는 포스코가 3조7천200억 원을 투자해 5위를 차지했고, 롯데(3조 원), KT(2조8천800억 원), 현대중공업(2조 원), CJ(1조6천400억 원), GS(1조5천600억 원)가 ‘톱 10’을 기록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25조8천900억 원을 투자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투자 액수는 삼성그룹 전체의 77.6%, 30대 그룹 전체의 28.2%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4대그룹 이외 그룹의 전체 투자액(24조2천600억 원)보다도 1조6천억 원 이상 많은 액수다.


SK하이닉스(4조9천700억 원)와 LG전자(4조3천400억 원)가 4조 원을 넘었고, 현대차(3조9천억 원), LG디스플레이(3조6천6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3조3천200억 원), 포스코(3조3천억 원)가 3조 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어 KT(2조7천100억 원), SK텔레콤(2조4천300억 원), 기아차(1조7천300억 원) 순이었고, 투자 상위 10개 기업 중 8곳이 4대 그룹 계열사였다.


30대 그룹 중 전년 대비 투자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SK(2조2천500억 원)였고, KT가 4천400억 원으로 2위였다. 이 외 현대중공업(3천800억 원), OCI(2천600억 원), GS(1천600억 원), 롯데(1천400억 원), 신세계(1천100억 원) 등이 1천억 원 이상 투자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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