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목록

[전문가 칼럼] 사업자가 알아야 할 세금

영업전략 못지않게 돈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 그 첫 번째는 세금일 것이다

크기변환_이일화.jpg
(조세금융신문=편집부 기자)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이 꼭 들어야 할 말이 있다. 바로 세금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상식을 알고 사업을 하라는 말이다. 사업을 하다가 보면 대부분 세무사 사무실이나 회계사무실에 기장을 의뢰하기 때문에 세금에 대하여 아주 기초적인 상식조차도 숙지하지 않고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세법을 잘 숙지하지 못해 고액의 세금을 부과받고 나서야 ‘무지란 결코 용서받을 수가 없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것도 사전에 세금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사업을 하다가 하는 수 없이 세금을 납부하여야 할세액이 발생되었다면 예고될 수 있는 세금이니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전혀 예상하지 않던 거액의 세금고지서를 우편으로 받고 나면 이는 큰 한숨 뿐만
아니라 사업상에서도 큰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면 부채로 감당을 할 수 있겠지만 그 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선례는 실제 얼마든지 있다. 오랫동안 사업을 해오던 법인사업자였음에도 세무사의 조언에 따라 주주를 변경하였던 것이 오히려 사업상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법인의 주식이동에서 나타
날 수 있는 문제점을 간과한 것이다. 또한 세금에 대하여는 별 탈 없이 잘나가던 사업자도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조금 산 것이 문제되어 세무조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업자라면 응당 알아야 할 세금, 어떤 것이 있을까? 개인사업자라면 부가가치세, 소득세, 개별소비세 등이 있을 것이고, 법인사업자라면 부가가치세, 법인세 등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상식으로 아는 내용이
다. 그리고 면세사업자라면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사업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라도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설령 세금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른다 하더라도 들은 풍월로도 한번쯤은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조금 더 들어가서 “부가가치세의 납부시 무엇이 쟁점이었지?”, 혹은 “이번 부가가치세 확정 신고할 때 세금계산서 날짜가 틀려서 꽤 많이 맞았어” 하는 이런 이야기들이 더 가슴 쓰리게 한다. 사실 사업을 하다가 보면 거래관행 때문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돈을 나중에 받거나 혹은 조금씩 돈을 받았지만, 세금계산서는 나중에 한몫에 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사실 세무서 직원들의 경우에도 세법도 세법이지만, 세법 다음으로도 시행령, 시행규칙에서 명시되지 않은 내용과 해석, 기준을 담은 국세청 훈령인 세법기본통칙, 내부 업무처리규정인 각종 사무처리규정, 예규, 지침, 판례, 해석사례 등 각양 참고해야 할 것들이 많다. 세법령은 기본이고,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부가가치세사무처리규정, 법인세사무처리규정 등 각 세법마다 업무처리기준과 절차를 명시하고 있고, 여기에 담지 못한 내용들은 업무처리매뉴얼로 책자를 발간하여 직원들의 업무처리를 돕고 있다. 그만큼 세법은 우리의 실생활과 관련하여 세금을 내는 과정에서 납세자들이 공명정대하게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그 기틀을 마련해놓고 있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세법이 너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기장하는 세무사의 조력을 받는다거나, 혹은 주위의 지인들, 하다못해 세무서를 방문하여 정확한 과세절차에 대
한 도움을 받는다면 납세과정에서 억울하지 않도록 정당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기쁨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사업자는 다른 것은 몰라도 세금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맞는 말이다.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세법 외에도 노동,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영업허가 등에 대한 기초지식을 가져야 하지만 세금을 내는 것보다는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 갈 것인가 하는 영업 전략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을 수 있다. 그러나 세금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상식을 반드시 숙지하고 사업을 시작해 보면 참 세금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이고, 좀 더 사업에 대한 장부관리에도 세심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일흔이나 예순이 넘어간 사업가와 젊은 사십대 이하 사업가가 관심을 갖는 차이는 세금에 대하여 민감하리만치 세심하고 과민할 정도로 주의를 기울인다는 점이다. 국세청 뉴스와 세무서 직원들의 동향에도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세무조사라는 한 번의 경험이 과다하리만치 큰 돈의 지출을 경험하게 하고, 더 이상은 이 돈을 잃어버리지 않아야겠다는 보호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건설업이나 외주가공업을 처리하는 사업장의 세무 분야에서 취약점이 결국 사업가 자신에게 큰 사업상 부담이 된다는 것을 느낀다면 세법에 대한 기본상식을 알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때
도, 인건비를 정리할 때도 필요 이상으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성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조업체를 운영해 보아야 인건비 등으로 이윤을 조금밖에 볼 수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영업전략 못지않게 돈이 새어 나가는 구멍을 막아야 한다면 아마 그 첫 번째는 세금일 것이고 불필요하게 잘못된 세금계산에 따른 가산세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요즘은 전자세금계산서가 발행이 확대되어 상거래 관행의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세금 납부절차의 편의도 있겠지만, 또한 상거래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다른 불편함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와
제도는 사회 전반이 점점 투명해지고 있는 만큼 정당하게 세금을 계산해서 납부하고 투명한 사업경영을 영위한다면, 세금으로 인하여 누수되는 추가적인 비용의 발생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세금으로 인하여 추가적으로 납부하여야 하는 금액이 거액이라면 말이다. 그래서 사업자라면 자신이 영위하는 업종과 관련하여 세금 납부방법과 취약점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인식하고 사업을 경영
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일화 도봉세무서 재산법인납세과장 ihlee210@hanmail.net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