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실손보험' 내년에 얼마나 오를까?

2022.11.28 18:01:13

보험사 “적자 비상, 13~14% 인상” vs 당국 “물가 비상, ‘한 자릿수’만”
보험료 낮아지는 대신 보장 혜택 줄이고 자기부담 비율 높아진 N세대 출시
연령 등 상황에 맞게 현명한 실손보험 선택이 중요…만기 꼭 따져봐야

 

(조세금융신문=안수교 기자) 실손보험 혹은 실비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란 보험가입자가 병원 치료를 받을 때 부담한 의료비(급여 본인부담금+비급여)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이다.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나라 인구 약 4000만 명이 가입해 있지만 내가 든 실손보험에 대해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실손보험 인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시기에 실손보험 전반을 살펴보고자 한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뤄진다. 갱신형인 손해보험은 12월 말쯤 보험료 인상 혹은 인하를 확정하고 다음해 1월 인상률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3高(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만큼 물가 인상을 자극할 수 있는 손해보험 보험료 인상률에 관심이 쏠린다.

 

◇ 보험사들 실손보험료 인상 카드 ‘만지작’

 

올해도 실손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일 손해보험업계 1위 사인 삼성화재가 3세대 실손보험료 두 자릿수 인상을 시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곽승현 장기상품개발팀 팀장은 이날 삼성화재 실적발표 IR에서 “3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118%”라며 “현재의 손해율 추세를 고려할 때 내년 1월 3세대 실손에 대해서는 10% 이상의 보험료 인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내년도 실손보험료 인상을 두고 보험사들은 최대 13~14%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방 진료 등 과잉진료로 실손보험 누적 적자를 감당하기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실손보험 사업실적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21년 손해보험 적자는 2조 8600억원으로 전년(2조 5000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36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1~3세대 상품 중심으로 자기부담 등 과잉 의료 통제장치가 부족해 손해율 악화가 지속되고 적자 폭이 심화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은 비급여 부분에 대한 통제장치가 부족해 과잉 진료가 성행한다는 데 있다. 실제 비급여 항목의 경우 가격이나 진료량을 의료기관이 임의로 지정할 수 있고 시술자‧시행방법 등 세부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보험금 누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이 대표적인 과잉진료 사례다. 백내장 수술은 허위‧과다 청구 사례가 많아 손실보험 손해율 인상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국내 보험사 백내장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740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나서 이같은 과잉 진료 퇴치를 위해 백내장 관련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하거나 신고 포상금제도를 운영하는 등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실손보험 손해율은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손해율은 80%가 적정하다고 보는데 기존 1‧2‧3세대의 실손보험 손해율의 경우 130%에 달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민 경제 ‘빨간불’…금융당국, 보험료 인상 ‘긴장’

 

금융당국은 매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정 지표에 포함되는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해에도 보험사들은 적자 만회를 위해 2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금융당국은 9~16% 인상률을 제시, 한 달여 간의 줄다리기 끝에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1~4세대) 평균 14.2%를 인상했다. 금융당국은 “매년 10%가 넘는 보험료 인상이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험료 부담이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올해 잇따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서민경제에 비상등이 켜지면서 금융당국의 물가 인상 억제 의지가 강한 상태다. 보험업계에서도 내년도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이 ‘한 자릿수’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 정부와 보험사가 1년 인상률이 10% 내외라고 발표하더라도 보험가입자들이 받아보는 실제 인상률은 50%, 100%가 될 수 있다. 나이와 병력 그리고 가입한 실손보험에 따라 보험료 인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병력이 없고 건강한 30대까지는 보험료가 올라가는 수준이 미비하지만 고령 가입자로 접어들수록 보험료 인상 폭이 두드러지고 많게는 100% 이상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 실손 N세대? 그게 뭔가요?

 

올해 인상폭의 주요 관심은 3세대 실손보험이다. 2017년 4월 출시한 3세대 상품의 보험료 인상이 가능해져서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출시한 지 5년이 지나면 최대‧하 25%까지 보험료 조정이 가능한데, 올해부터 2017년 4월 출시된 3세대 상품의 보험료 인상이 가능해서다. 최근 삼성화재에서도 3세대 보험료 인상에 대해 시사한 점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3세대가 대체 뭘까? 실손보험에 가입한 당사자들도 3세대 실손보험이라는 말은 생소하다. 과잉진료 등으로 보험사의 손해보험 손해율이 늘어나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보장 범위와 자기부담금 비율을 조정한 N세대 손해보험을 출시했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크게 네 종류로 나뉘는데, 2009년 7월 전에 가입했다면 1세대를, 이후부터 2017년 3월까지 가입자는 2세대,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가입자는 3세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가입자는 4세대를 들었다고 보면 된다.

 

업계에서는 자신이 든 실손보험이 N세대 중 무엇인지 잘 알아봐야 한다고 말한다. 상품마다 보장 범위와 자기부담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기부담금이 없거나 20% 이하 수준이었던 1‧2세대 상품도 달리 3세대 실손보험은 출시 당시 보험료를 획기적으로 낮춘 대신, 보험금을 많이 청구하는 도수치료와 자기공명영상(MRI), 비급여주사제 등 일부를 특약으로 빼고 자기부담금 비율을 30% 높였다. 그러나 과잉 진료가 성행, 손해율 개선이 되지 않자 이를 보완한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됐다.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싼 보험료에 있다. 지속적으로 보험료가 올라가고 있는 과거 1~3세대 실손보험과 달리 4세대 상품은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싸다. 또 4세대 상품 전환을 늘리기 위해 ‘착한실손 전환’이라고 해서 실손보험 가입자가 4세대로 전환했을 때 보험료의 반값을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보험료가 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 비율을 높인 상품이다. 급여는 20%, 비급여는 30%까지 자기부담금이 있다. 예를 들어 4세대를 가입하거나 전환을 한다면 20만원 가량 내던 보험료를 3만원 정도에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을 해서 1000만원의 수술비가 나온다면 급여 수술 시 800만원을 돌려받고 비급여 수술 시 700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또 할증 제도가 있어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올해 병원을 많이 가서 실손보험 지급이 많이 됐다면 다음 해 보험료 산정에 반영된다.

 

◇ 전환율 낮은 4세대…연령 등 상황 맞춰 현명하게 선택해야

 

보험사들이 손해율 개선을 위해 출시한 4세대 실손보험 전환율과 가입자 수 오름세가 더딘 상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주요 손해보험사 10곳의 4세대 실손보험 상품 전환 건수는 37만 건으로 전환율이 1.2%에 그쳤다. 같은 기간 4세대 신규 계약 건수는 91만 건으로 전체 실손보험 비중의 4.3%(128만 건)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실손보험 가입자가 4000만 명에 달해 전환율이 빠르게 오를 수는 없는 상황이다”라며 “앞선 상품(2‧3세대)의 재가입 주기가 돌아오면 4세대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지속적으로 전환율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과거에 들어 놓았던 실손보험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1세대는 혜택이 좋지만 보험료가 비싸고 인상 폭이 크다. 은퇴가 다가오는 60‧70대 중 병원에 많이 가지 않는 가입자라면 10~20만원 가량의 보험료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4세대 전환을 통해 보험료를 낮추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보장 혜택이 많은 1세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면 병원에 가게 할 경우를 고려해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서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나이‧병력 등 자신의 상황을 잘 따져 현명하게 실손보험을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체크해야 할 부분은 실손보험의 만기다. 실손보험의 만기가 100세로 설정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간혹가다 80세 만기인 경우가 있다. 이는 병원을 많이 가야 하는 80세 이후에 실손보험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연령이 높아지면 실손보험 가입이 점차 어려워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만기를 꼭 확인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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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교 기자 anmit_suda@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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