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사외이사는 ‘거수기’

2014.05.27 10:36:30

5년간 찬성표 99.7% … 선임단계부터 독립성 확보 힘들어

 

(조세금융신문)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한 지 16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독립성 확보는 커녕 제 역할을 하지 못한채 ‘거수기’ 역할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의 찬성률을 보인 곳도 LG·GS·한진그룹 등 3곳이나 됐고, ‘열이면 열’ 찬성표를 던진 사외이사도 전체의 96%에 달해 사외이사들이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 2009~2013년 5년 동안 10대 그룹 92개 상장 계열사 총 1천872명의 사외이사들이 4천626건의 이사회에 참석해 3만7천635표의 의결권을 행사했고 이중 찬성표는 99.7%인 3만7천538표였다.

 
100% 찬성표를 던진 사외이사만도 전체 1천872명 중 1천792명으로 95.7%에 달했다.


 
반대표는 5년을 통틀어 38표로 이사회에 참석한 사외이사 50명 중 한 명꼴에 불과했다.


사외이사 평균 찬성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LG, GS, 한진그룹으로 불참을 제외한 반대와 기권표가 단 하나도 없었다.

 
LG는 239명의 사외이사가 4천527건의 안건에 대해 100% 찬성했다. GS와 한진 역시 140명과 97명의 사외이사들이 각각 1천866건, 1천677건의 안건에서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삼성과 한화, 롯데는 99.9%로 2위권을 형성했다.

 
삼성은 355명의 사외이사 중 반대표를 던진 경우는 없었지만 기타로 분류된 의결권이 6건이 있었고, 롯데는 171명의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 5천173건 중 6건의 반대표를 던졌다. 한화는 사외이사가 138명이었고 3천845건의 안건에서 반대와 기권이 각각 1표, 2표 있었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4천465건 중 반대 5표, 기타 7표로 99.7%, 현대중공업이 845건 중 기권과 기타 각각 2표씩으로 99.5%의 찬성률을 보였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의 사외이사는 217명과 64명이었다.

 
포스코는 113명의 사외이사가 반대 11표, 기권 1표, 기타 4표 등 찬성이 아닌 16건의 의결권을 행사해 찬성률이 99.4%였다.

 
SK는 99.2%로 찬성률이 가장 낮았다. 338명의 사외이사가 6천346건의 안건 중 6천298표의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15개였고 기권과 기타가 35개였다.

 
하지만 10대 그룹 전부 99%대의 찬성 비율을 보여 찬성률 순위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이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원인은 선임단계부터 독립성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사외이사제도 규율체계와 관련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제도상 차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지 16년이 지나도 사외이사들이 회사 경영진과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 기능은 하지 못하고 사태가 발생하면 책임을 피하기에만 급급하다”며 “이사회나 지배주주가 선호하는 인물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독립성을 갖춘 사람들이 사외이사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처럼 일정 수의 이사를 소액주주들이 선임하도록 하거나 스웨덴처럼 이사회가 아닌 주총 산하에 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두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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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선 기자 blessyu@tf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