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실효성 논란 속 시장 반응은?

2025.03.19 17:39:09

단기적 거래 위축 가능성 있지만, 장기적 효과엔 한계
대출 규제‧공급 부족 등 복합적 요인 고려한 대책 필요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등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이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거래 규제 강화…단기 효과는?

정부는 3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약 6개월 동안 해당 지역의 토지 거래를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기존의 잠실‧삼성‧대치‧청담(잠·삼·대·청) 지역에 서초구와 용산구가 추가되며 거래 규제가 강화됐다. 하지만 이 조치가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토허구역 확대가 단기적으로 시장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지만, 과거 사례들을 보면 자금력 있는 수요층의 유입이 지속되어 가격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팀장은 "실거주 의무와 허가 절차로 인해 투자 수요가 줄어들며 거래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잠실, 청담, 삼성, 대치동에서 거래량 급감 사례를 언급하며, 단기적으로 거래 급증 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잦은 규제 변경, 정책 신뢰도 저하

이번 토허구역 재지정에 대해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책이 예측 가능해야 시장의 혼선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며, 최근 몇 년 간 토허제가 시행되었다가 해제되고 다시 지정되는 반복적인 과정이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토허구역 지정만으로 집값이 하락하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들 뿐, 오히려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가 집값 상승에 대한 책임론을 의식해 성급하게 정책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 팀장은 "시장 사이클을 지켜보고 가격 조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정책의 지속적인 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풍선효과와 임대차 시장 영향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사례에서 토허구역 지정 후 인근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바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영등포, 마포, 광진, 강동 등으로 갭투자 수요가 우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매입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함 랩장은 "대출 총액이 줄어들면서 매매보다 임대차 시장으로의 이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양 팀장은 "공급 부족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 시장 자극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일시적인 가격 조정 후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추가 대책 필요성 대두

이번 토허구역 확대 지정이 단기적으로 거래량 감소와 일부 과열 진정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시장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은 대출 규제, 금리, 공급 정책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단순히 거래를 제한하는 정책만으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윤 연구원은 "토허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 정책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랩장도 "임대차 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토허제는 단기적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양 팀장은 "토허구역 확대가 단기적인 거래 위축과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과 수요 분산으로 효과가 약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하며, 규제와 공급 확대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토허구역 확대 지정의 지속 여부와 함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거래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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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욱 기자 lupin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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