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명진 기자)
1920‘s 재즈, 살인 그리고 시카고
격변하는 1920년대의 미국. 재즈의 열기와 냉혈한 살인자들이 만연하던 시카고의 쿡카운티 교도소가 이 무대의 배경이다. 이곳은 자극적인 치정살인을 저지르고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여죄수들로 가득하다. 캄캄한 교도소에 수감된 여죄수들은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노래한다. 이들의 단호한 표정과 몸짓은 관객들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지금 시카고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는 바람난 남편과 여동생을 총으로 쏴 죽인 벨마다. 돈만 밝히는 교도소 간수인 마마와 언변술과 임기응변에 능한 돈을 쫓는 변호사 빌리의 도움으로 언론의 집중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곧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정부를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온 코러스걸 록시에게 밀려 처량한 신세가 되자 벨마는 분개한다. 하지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을 깨달은 벨마는 록시를 설득하여 동맹을 시도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뮤지컬
매순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지나서 모든 것이 매력적이고 현란하다.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채 뇌쇄적인 표정으로 관객을 응시하는 배우들의 눈빛은 반짝거리고, 속살이 보이는 망사 옷을 입고 보여주는 유연한 몸놀림과 과감한 안무는 공연 내내 관객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뮤지컬 <시카고>는 주인공들에게만 중점을 두지 않고 각 배역의 특징에 따라 출연자 모두의 음색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음악이 뛰어나다. 영화 <시카고>에서는 멋없이 느껴지는 록시의 남편 에이머스 조차 이 무대에서 만큼은 자신의 노래로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는 감초 역할을 자처한다.
다른 뮤지컬과는 달리 밴드의 역할을 최대한 부각시킨 점도 흥미롭다. 뮤지컬 <시카고>의 빅밴드는 무대 정 중앙에 계단 형으로 위치하여 제 2의 배우로서 역할을 담당한다. 단순한 배경음악 연주에서 벗어나 밴드의 색을 뮤지컬에 최대한 접목시켰다. 이들이 연주하는 재즈 풍의 음악들은 뮤지컬 <시카고>의 섹시함에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관능미 이면에 감춰진 날선 비판
관능적인 뮤지컬을 표방하지만 이면에 감춰진 날카로운 비판도 놓치면 안 된다. 뮤지컬 <시카고>의 배경은 1920년대 미국이다. 당시 미 형법 제도의 모순, 남성 중심의 도덕관과 황금만능주의, 진실보다는 포장을 중시하는 외형주의라는 제법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시종일관 사건과 풍자를 통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는 도구로 사용하지만 그 본질은 음산하기 짝이 없다.
언론은 말도 안 되는 우연한 정황들을 진실로 포장하고, 대중은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뮤지컬 <시카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가 얼마나 부조리하고 우스꽝스러운지를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닐까.
앙코르, 뮤지컬 <시카고>가 선택한 배우들
뮤지컬 <시카고>가 선택한 배우 최정원이 ‘벨마 켈리’ 역을 맡아 혐오스러운 사회와 의지할 곳 없는 그녀의 인생을 노래한다. 그녀와 함께 가수 겸 배우 아이비가 ‘록시 하트’ 역에 캐스팅 되어 완벽한 무대를 선사한다. 또한 수년간 이 작품을 함께하였던 베테랑 앙상블 배우들이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낸다.
뮤지컬 <시카고> 공연정보
일시 2015/11/14 ~ 2016/02/06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출연 최정원, 아이비, 이종혁, 성기윤, 전수경, 김경선, 류창우 등
관람등급 만 13세이상
관람시간 150분 (인터미션 :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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