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금융위원회가 올해부터 정책금융 지방지원목표제를 도입해 국민성장펀드와는 별도로 연간 106조원 이상을 지방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정책금융을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자금 흐름을 지방 첨단산업으로 분산시키겠다는 목적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대구·경북 지역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지방우대금융 지역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을 비롯한 정책금융기관 관계자, 5대 시중은행 본부장, 지역 투자에 관심 있는 벤처캐피탈(VC)·사모펀드(PE) 운용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금융위는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투자 운용사들과 함께 대구·경북 및 울산·경남 지역의 첨단 전략산업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일정도 병행했다. 금융위가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간담회를 여는 것은 2014년 ‘기술·서민금융 현장방문’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달 중부·서남권 지역을 방문한 바 있다.
이날 현장간담회에는 지역 내 첨단산업 기업 대표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권 부위원장은 국민성장펀드를 향후 산업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제시했다.
먼저 권 부위원장은 “오늘은 국민성장펀드를 담당하고 있는 금융위 및 산업은행 담당자 뿐만 아니라, 3개 정책금융기관, 5대 시중은행 본부장, 지역투자에 관심있는 5개 투자운용사까지 모두 함께 지역에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20년을 이끌어 갈 신성장 전략을 마련해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과거 주력 산업 중심의 생태계를 보유한 지방에 대한 투자를 통해 첨단산업 생태계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며, 이 가운데 40% 이상인 60조원이 지방 첨단산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AX)을 포함한 AI 분야에는 30조원, 방위산업에는 3조6000억원 이상이 배정된다.
권 부위원장은 “대구·경북지역은 방위산업·로봇을 비롯한 첨단제조업 및 수소·에너지 등에 경쟁력을 보이고 첨단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5년 간 60조원 이상이 지방 산업에 투입되는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사업 비용 부담을 낮추고 잠재력 있는 기술을 상업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책금융을 통한 지방 지원도 병행된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정책금융 지방지원목표제를 적용해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4개 기관을 통해 연간 106조원 이상의 자금이 지방으로 공급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권 부위원장은 “올해부터는 정책금융 지방지원목표제를 통해 올해에만 (국민성장펀드와는 별개로, 산은·기은·신보·기보 등 4개 기관 합산) 106조원 이상의 자금이 지방에 지원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역 창업 환경에 대한 현장 의견도 제시됐다. 포항공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장채연 학생은 경북 지역의 연구 인프라와 창업 환경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장채연 학생은 “경북은 비교적 많은 양의 GPU를 보유하고 있으나, 지리적 한계로 인해 학회와 네트워킹이 부족한 한계가 있다”며 “포항공대와 DGIST와 같은 우수한 연구기관이 많이 모여있는 만큼, 지역내 초기 유망기업에 대해 적극 투자해 기술창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공개됐다. 신용보증기금은 대구광역시, iM뱅크와 협력해 총 2000억원 규모의 대구·경북 지역 중소기업 대상 우대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iM뱅크의 출연을 바탕으로 신보는 보증료를 낮추고 보증비율을 높인 상품을 제공하며, 대구시는 보증부 대출에 대해 최대 1.7%p의 이차보전을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지역 기반 산업과 무탄소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144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도 공급할 예정이다.
권 부위원장은 간담회 전후로 경북 구미의 방산기업 한화시스템과 대구의 산업용 로봇 기업 HD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로봇 산업 현장에서는 중국발 경쟁 심화와 대규모 설비투자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권 부위원장은 “로봇산업은 제조업 혁신과 직결되는 핵심산업으로 선제적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투자 집행속도를 높여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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