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질병을 다스리며 살기

2018.06.28 14:58:35

행복한 Diamond 세대를 위하여

 

(조세금융신문=김미양 에듀플랫폼 대표) 가끔 마음속으로 여행을 그렇게 자주 다니시나 했었다. 유럽으로 알래스카로, 설악산으로, 남해로…. 그런데 지금은 화장실 가시는 것은 물론 조금의 거동도 안간힘을 쓰셔야 가능하다. 누구의 이야기냐고? 현명하시고 지혜로우시며 참 고우신 우리 시어머니 이야기이다.


어느 날부터 수저를 든 손이 떨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된 뒤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았고 파킨슨병에 걸리셨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진단 후 우리 가족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삼남매가 모두 모여 정원이 있는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은 것이었다.

 

지금 그 사진은 어머니 댁 거실에 걸려있고 사진 속의 어머니는 더 젊고 건강한 모습이시다. 그러나 그 사진 아래의 어머니는 날마다 야위어 가시고 거동이 힘들어지신다. 발병 전부터 워낙 교양이 있으신 분이어서 아직도 사용하시는 어휘와 문장은 예의 바르시고 사려가 있으셔서 환자답지 않게 주변을 편안하게 해주신다.

 

그럼에도 힘겹게 움직이시며 ‘나 때문에 너희들이 힘들어서 어쩌지?’하는 말씀은 듣는 이도 마음이 아프다. 집안에 턱은 다 깎았으며 어머니의 이동경로에는 바가 다 설치되어 있지만 이제는 그것을 잡고 움직이시기도 버겁다. 누가 그런 병이 오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며 그런 병이 오는 것을 감수할 수 있을까?

 


빠른 속도로 전환되는 초고령화 사회는 수명의 연장과 더불어 이렇게 병과의 싸움이 길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어머니처럼 단일한 병 하나에 모든 활동을 접고 오로지 창밖의 풍경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지만, 고혈압에 당뇨병이나 우울증 같은 병을 복합적으로 가진 만성환자가 많은 것이 우리나라 노인질환의 현실이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노인에게 나타나는 여러 장기의 장해가 축적으로 상황도전에 취약한 다발 원인적 건강상태’인 노인증후군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노인환자들은 기본적으로 노쇠(frailty) 상태에 있기 때문에 신체 내 각종 기관의 생리기능 감소가 지속되면서 작은 외부 스트레스에도 대처할 저항력과 예비능력이 감소하게 된다.

 

즉, 노쇠는 기능유지 상태와 기능손실 상태의 중간단계로 질병취약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질병 회
복력도 약화돼 결국 일상생활 기능장애가 쉽게 발생하고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기요양보호
대상이 되거나 조기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노쇠현상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은 건강한 노화 달성의 핵심사항이라 할 수 있다.

 

어머니도 발병하시자 치료를 위해 투약이 시작되었고 약 복용으로 인한 소화 장애로 이를 위한 약 복용이 추가되고 이에 따라 여러 장기들이 손상을 가져와 기력상실, 배뇨장애, 식욕감소, 인지장애 및 기분장애, 물리적 기능 저하 같은 증상을 보이는 등 노인들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질병의 표현양상을 노인병 증후군이 나타났다.

 

우리 식구들은 어머니의 움직임을 위해 많은 아이디어를 내서 그래도 움직이시는 것을 도와드리고 있고 아직도 어머니는 힘겹게 본인이 손수 매일 샤워를 하신다. 가정의 달이라 이미 서른을 넘긴 큰 손자이지만 결혼하기 전까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아 어린이날 용돈을 주시며 흐뭇해하시고 함께 음식을 먹으며 기뻐하신다.

 

노인이 되면 병이 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고 병 예방을 위해 과도하게 약물을 복용하고 이 병원 저 병원으로 검진쇼핑을 다니는 것보다 내게 있는 만성질환을 아킬레스건으로 생각해 살살 다루면서 살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프로필] 김 미 양

• 교육학박사

• 에듀플랫폼 대표
• 인성교육, 생애주기에 따른 인생설계, 행복100세, 마음관리 강의
• 안양지청 예술치료전문 위원
•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 한국문인 등단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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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양 에듀플랫폼 대표 aldidto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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