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8 (수)

  • 맑음동두천 19.2℃
  • 맑음강릉 15.8℃
  • 구름조금서울 18.6℃
  • 맑음대전 19.5℃
  • 맑음대구 15.8℃
  • 맑음울산 13.2℃
  • 구름조금광주 18.8℃
  • 맑음부산 14.3℃
  • 맑음고창 16.5℃
  • 구름조금제주 16.7℃
  • 구름많음강화 13.0℃
  • 구름조금보은 18.3℃
  • 맑음금산 17.7℃
  • 구름많음강진군 16.7℃
  • 맑음경주시 14.5℃
  • 맑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은행

[이슈체크] 우리은행 횡령사건 전말…4년만에 600억 증발 발견

지난해 금감원 종합검사서도 발견 안 돼
횡령 이뤄지던 시점 감사책임 회계법인은 딜로이트안진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우리은행에서 기업매각 자금을 담당하던 차장급 직원이 60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28일 오전 횡령 규모는 500억원대로 전해졌지만, 실제는 이보다 많은 600억원대로 파악됐다.

 

금융업계 반응을 종합하면, 충격적이란 말이 가장 많다. 제1금융권 은행에서 수백억원이 횡령되는 동안 내부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게 의아하단 반응이다.

 

나아가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우리금융지주는 물론 은행 감사를 맡아온 회계법인과 금융당국의 감시 시스템도 도마위에 올랐다.

 

경찰과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밤 10시30분께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우리은행 직원 A씨가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찾아 자수했고,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우리은행은 이보다 앞서 27일 오후 6시15분께 내부 감사를 통해 A씨의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A씨는 10년 이상 우리은행에서 기업개선 업무를 담당한 차장급 직원이었다. 그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약 600억원을 개인 계좌로 인출했다. 횡령에 사용된 개인 계좌는 2018년 마지막으로 인출이 이뤄진 직후 해제됐다.

 

◇ 횡령금 출처는 이란 지급 배상금…계좌 열었더니 이미 텅텅

 

A씨가 빼돌린 자금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무산에 따른 계약금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이 과거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한 바 있는데, 당시 계약 파기로 몰수된 자금 중 일부를 A씨가 빼돌린 것이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은행은 2010~2011년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최대주주로 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했다. 당시 이란 엔텍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매각 대금 문제가 불거지며 결국 계약이 파기됐고 엔텍합 소유주인 ‘다야니 가문’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ISD) 소송을 제기했고 우리 정부가 패소했다.

 

즉 A씨가 횡령한 돈은 ISD 소송에서 패소한 우리 정부가 이란에 지급해야 하는 배상금 중 일부인 것이다. 해당 자금은 그간 우리은행 계좌에 공탁자금으로 보관돼왔다. 대 이란 제재로 국제 송금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지급이 지연돼온 것이다.

 

그러다 올해 1월 미국에서 ‘배상금 송금을 위한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OFAC)의 특별허가서’ 발급이 이뤄지면서 배상금 지급이 가능해지게 됐다.

 

그제야 구멍이 발견됐다. 이란으로 오는 5월까지 배상금을 송금해야 해서 계좌를 열었더니 금액이 비어있덨다는 것이다.

 

◇ 금감원, 우리은행 본점에 검사역 급파…핵심은 내부통제

 

28일 금융감독원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이날 즉각 서울 중구에 있는 우리은행 본점에 검사역들을 파견해 검사를 진행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 검사에 들어가는 것이 맞다”며 “일단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내부통제가 제대로 됐는지를 보겠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 시 사고 검사에 돌입하거나 은행 등 사고 발생 기관의 검사부로부터 조사 결과를 보고 받는다. 사안이 작을 경우 해당 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으나 사안이 크면 직접 사고 검사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취재진에 “해당 직원은 27일 자수해 현재 신병 확보된 상태로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차례에 걸쳐 돈이 인출됐으며 2018년 마지막 인출된 이후 계좌가 해지됐다. 세부적인 내용은 자체 조사와 더불어 수사기관의 수사를 의뢰한 상태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 회계법인-금융당국에 쏠린 책임론

 

제1금융권에서 사상 초유의 횡령 사건이 불거지면서 은행과 금융지주는 물론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과 견제‧감시 기능을 해야 할 금감원도 책임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여론이 우세하다.

 

직원 A씨가 횡령을 일삼았던 지난 2018년 12월까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회계감사를 담당했던 지정감사인은 딜로이트안진이었다. 이후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외부 감사인은 삼일회계법인으로 교체됐다.

 

금융감독원의 책임론도 제기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대상 종합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제대로 된 종합검사가 진행돼 자금 흐름을 면밀히 살폈다면 조기에 이같은 횡령사고를 잡아낼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한편 현재 A씨는 변호사 입회를 기다리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8일 오전 2시께 A씨의 친동생도 경찰서를 찾아 ‘형이 무슨 일을 한 지 알고 있다’ 취지의 말을 하며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시론] 불안한 시대 안전을 위한 한걸음
(조세금융신문=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우크라이나 전쟁이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에서 전쟁의 불꽃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4시 이스라엘은 미사일을 동원하여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 이보다 앞서 13일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시작은 지난 4월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목적은 해외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쿠드스군의 지휘관을 노린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했고 사망자 중 혁명수비대 핵심 인물이 있어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가를 물은 것이다. 이란이 첫 공격을 받고 12일 후 반격하여 드론과 미사일을 쏘았고 5일 후 이스라엘이 재차 공격한 상황이다. 이렇게 오래된 앙숙은 다시 전쟁의 구름을 만들었고 세계는 5차 중동전으로 확대될까 봐 마음을 졸이고 있다. 두 국가는 모두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란은 미사일 강국으로 이들의 충돌은 주변 국가는 물론 양 국가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다. 사실 서방국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은 경제난에 휘둘리고 있어 전쟁을 피하고 싶을
[인터뷰] 4선 관록의 진선미 의원 “3高 시대, 민생·국익중심 경제정책 전환 시급”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현재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상황을 국내 변수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모든 측면에서 국제 경제 상황과 닿아 있는 문제이며, 따라서 철저하게 국익을 위한 외교・통상・안보 정책을 꾀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 결실을 향유할 수 없습니다.” 지난 4월10일 제 22대 총선거에서 당선돼 4선 국회의원이 된 ‘경제통’ 진선미 의원이 22일 <조세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선이 끝나자 정부의 가스요금 인상 움직임을 비롯하여 시장의 생필품과 식품 등 주요 소비재들이 줄줄이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4선 의원이 된 진선미 의원은 제21대 국회에서 하반기 기획재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조세와 금융, 환율 등 국가 재정정책과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와 해법을 제시,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에서 국정감사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뿐만아니라 국회 예산정책처와 국회 입법조사처 등 국회의 양대 싱크탱크가 선정한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중 개최된 국회 예산정책처 설립 20주년 행사에서 정책활동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는 자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