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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국가재난시스템은 ‘모소’ 대나무와 같이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이태원의 참사로 인해 온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순식간에 전쟁터도 아닌 도심 한복판의 평범한 인도에서 사람들이 겹치고 겹쳐 아비규환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국가적 재난을 돌이켜보면 과거 30년을 거슬러 크게 4가지가 생각난다.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세월호 침몰, 이태원 압사인데 간단히 압축해 삼성세이 4대 재난이라 칭하고 싶다.

 

앞의 두 사건은 부실시공 탓이고, 뒤의 두 사건은 대처미흡의 탓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건은 건물에서, 한 사건은 강에서, 한 사건은 땅에서, 한 사건은 바다에서 일어나 갖가지의 재난 경우를 대표하고 있다.

 

필자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그때마다 연이어 나오는 책임회피, 숨기기에만 급급하는 안일한 자세, 또 그럴듯하게 앞으로는 두 번 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철저한 원인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난의 사전예방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방지시스템완비를 피를 토하듯 부르짖은 위정자들의 절규를 귀가 따갑게 들었다.

 

목소리만 높였지 재난사고는 계속 뒤따라 왔다. 철저한 재난방지의 국가적시스템은 말뿐인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했음을 여지없이 증명했다.

 

필자는 궁금했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큰소리 떵떵친 재난방지시스템이 구축되어 때를 불문, 장소를 불문하고 자동적으로 즉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을까 하는 의구심에 문득 중국영화 ‘와호장룡’에 나온 웅장한 대나무숲을 떠올려본다.

 

중국의 동부지방에는 농부들이 희귀한 ‘모소’ 대나무를 심어 키우고 있다. 이 대나무는 심은 후 4년이 지나도록 작은 싹 하나도 틔우지를 못하고 감감무소식이다. 땅이 척박하던, 기름지든 간에 씨를 뿌리고 나면 아무리 물을 주고 가꾸어도 자라지를 않는다.

 

5년째가 되면 대나무밭에서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은 죽순이 갑자기 돋기 시작한다.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꺼번에, 마술에 걸린 것처럼, 그동안의 기다림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하루에 한 자도 넘게 자라기 시작한다. 6주가 지나면 15미터 이상이 자라 빽빽한 숲을 이루고 풍성한 수확물을 인내 끝에 기다린 농부들의 품에 안겨준다.

 

아무것도 없는 밭에서 한두 달만에 크고 울창한 대나무숲이 생겼으니 과연 신기할 뿐이다. 모소 대나무는 씨앗을 심은 후 4년 동안은 지상이 아닌 지하에서 뿌리로만 성장한다. 섬유질의 뿌리가 굵고 멀리 뻗어 나간다.

 

그리고는 그 뿌리가 온갖 땅속의 자양분을 축적한다. 일단 순이 돋으면 길게 뻗은 그 뿌리들로부터 엄청난 자양분을 공급받아 폭발적인 성장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필자는 국가재난방지시스템이란 말로 외치는 구호로만 이루지는 것이 아니라 그 길고 깊은 뿌리를 오랫동안 저장하고 체험해야만 성공적인 시스템이 되는 것임을 말하고 싶다.

 

그 뿌리에는 재난 관련 각종 빅데이터와 포착 및 대처에 관한 자양분이 오랫동안 축적돼 있어야 하고 일단 발생되면 죽순이 돋는 것처럼 폭발적인 현장대응력을 보임으로써 하늘에서 내려주는 동아줄인 양 그저 신비한 힘을 과시해야 진정한 국가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 국가권력이 천부(天賦)의 권력이란 칭송과 경외를 국민들로부터 받을 것이다.

 

미래의 후손들에게 또 다시 삼성세이 4대 재난을 물려주지 않을려면 4대 재난을 주도면밀 분석하여 하인리히법칙과 같이 300여개의 사전적 징후군을 파악, 그 대응절차가 자동적으로 투입되는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창안 국가시스템에 적응해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것이다. 오랫동안 뿌리를 내려야 함을….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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