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예규 · 판례

[예규·판례] 대법 "현금 인출 전 붙잡힌 보이스피싱 수거책도 처벌 마땅"

"범행인 줄 알았다면 실현 안 됐어도 혐의 성립"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임을 알고도 '인출책'이 돼 남의 카드를 넘겨받았다면 그 자체로 처벌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3)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023.1.12.선고 2021도10861판결)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9월 얼굴을 모르는 B씨로부터 대가를 약속받고 타인의 체크카드 두 장을 퀵서비스로 수령·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경찰의 '함정수사'로 검거됐다. 범행 제보를 받은 경찰이 체크카드를 마련해 퀵서비스로 보낸 뒤 A씨가 카드를 받자마자 그를 체포했다.

 

재판의 쟁점은 A씨에게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 매체(카드) 보관죄'가 성립하는지였다.

 

전자금융거래법은 "대가를 수수·요구·약속하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와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 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원심(2심 인천지방법원 2021.7.22.선고 2020노4371, 2021노1317병합판결)은 A씨가 '인출 행위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기로 했을 뿐 '보관 행위의 대가'를 받는다고 약속한 게 아니라며 보관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체크카드가 실제 범죄에 쓰인 것도 아니니 '범죄에 이용할 목적'도 없었다는 A씨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반면 대법원은 유죄 판단을 내렸다. 범죄 목적은 '내심의 의사'이므로 카드를 받을 당시 A씨의 '주관적 인식'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대법원은 지적했다.

 

체크카드가 불법 행위에 쓰일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돈을 벌려고 수거책을 자임했으니, 인출 범죄가 실현됐든 아니든 범죄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은 미필적 인식이 있으면 족하고 목적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거래 상대방이 접근 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의사가 있었는지, 피고인이 인식한 것과 같은 범죄가 실행됐는지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금의 인출을 돕기 위해 수수료를 약속받고 접근 매체를 보관하는 행위가 처벌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금융 계좌의 범죄 이용 근절이라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해석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배너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칼럼] 관치금융의 덫에 걸린 농협금융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최근 농협금융지주와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사장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여기에 금감원까지 가세하면서 관치금융에 대한 논란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의 연임 도전과 관련이 있다. 정 전 사장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일으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장본인이다. 여기에다, 폐쇄적인 조직운영, 개인 사법리스크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6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태가 범농협 차원의 규제 리스크로 확산되는 가운데 정영채 전 사장이 4연임에 도전하자,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쟁점을 살펴보면, 농협중앙회는 이번에는 농협 출신 인사를 추천해 NH투자증권의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농협중앙회와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이석준 지주회장의 말도 일리가 있고, 범농협 차원의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는 대주주의 판단도 일리가 있다. 참고로,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소유한 1인 최대 주주다. 문제는
[인터뷰]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 권역별 회원 교육에 초점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임채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은 지난해 6월 총회 선임으로 회장직을 맡은 후 이제 취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임 회장은 회원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지방회의 가장 큰 역할이라면서 서울 전역을 권역별로 구분해 인근 지역세무사회를 묶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회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6월에 치러질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선거 이전에 관련 규정 개정으로 임기를 조정해 본회인 한국세무사회는 물론 다른 모든 지방세무사회와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물론 임원의 임기 조정을 위해서는 규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하지만, 임기 조정이라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받고 있다. 임채수 회장을 만나 지난 임기 중의 성과와 함께 앞으로 서울지방세무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Q. 회장님께서 국세청과 세무사로서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난 1년 동안 서울지방세무사회장으로서 활약하셨는데 지금까지 삶의 여정을 소개해 주시죠. A. 저는 1957년에 경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8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 그랬듯이 저도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때의 배고픈 기억에 지금도 밥을 남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