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대로 재듯 계산적이고 계획적인 관리위주의 국세행정이 조금씩이나마 관용 쪽으로 변화되는 듯한 감이 잡힌다. 선진형 과세행정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처럼 헷갈릴 정도로 달라진 요즘의 국세청 모습에서다. 세무조사 전 사전예고제 시행이라든가 소득세 관련 자료까지 ‘모두 채움 서비스’를 실행, 간편하게 신고토록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납세자 중심 세정으로 변모해왔기에 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림없는 일이었다. 일종의 세원관리 누수라고 질책할 만큼 조사상 기밀누설 망동이라고 지적질을 당할 것이 뻔해 보이기 때문이다. 재량권을 최대 무기로 삼고 자행해온 과세권의 힘만 믿고 막무가내로 몰아붙여왔던 과세행정상 침탈이나 폭거는 이제 어느 수준까지는 옛말이 돼버렸다고 자평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한마디로 국세청이 겹겹이 쌓인 규제덩어리를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걷어내 이룬 쾌거라고 하겠다. 물리적 제도 혁신에 따른 행정규제나 악성규정의 폐지는 더 말할 나위없지만, 한층 고도화된 과세기법 향상도 개선된 부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억측일지 몰라도 과세권의 횡행이 부실신고·탈루 제동역할에 일익을 했다고 치면, 과잉과세로 인한 불공정 피해납세자가 없었으리라는
올 하반기 세무조사는 과거 세무조사에 대한 운영 점검·평가에 메스가 가해질 듯하다. 국세행정개혁TF팀을 꾸리고 세무조사 행정 패턴은 물론 조세정의 실현을 통해 국세청을 변화시킨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1만7000개의 법인은 국세청이 밝힌 올해 세무조사 대상 기업 수다. 이 중 절반의 법인은 하반기 중에 세무조사를 받게 된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는 개수가 아니라 세무조사의 내용이다. 예를 들면, 소득 적출률 등을 국고주의 입장을 고려, 한껏 끌어 올려야하는 내부 구조상 과세편의주의가 아직도 세무조사 현장에서 버젓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세무조사행정의 질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하나의 증표인 셈이다. 납세자 친화적 운영과 탈세자 엄정대응으로 조세정의 바로 세우기가 올 하반기 세무조사 기본방향이다. 먼저 세무조사등 사후적 검증 과정에서 납세자 권익이 잘 보호되는 납세자 친화적 세정운영이 필요하다는 게 국세청의 입장이다. 다음으로는 국제적 조세회피 등 역외탈세 지능화에 대한 대응이다. 신고 때마다 성실신고 적극 지원은 물론 고액체납액 정리에 행정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힘주며 나섰다. 로펌 등소송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어프로치로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마부위침(磨斧爲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의 각오로 정진합시다.” 한승희 국세청장이 전국 관서장회의에서 격의 없는 소통과 화합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국세청을 만들자고 당부한 사자성어 글귀이다. 8월 17일 관서장회의는 한 승희 국세청장이 부임 후 열린 첫 회의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기도 하지만,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향의 청사진을 놓고 일궈나갈 로드맵으로써 더 큰 무게가 실려 있다고 보여진다. 핵심은 국민과 함께하는 공정한 세정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 국민이 편안한 납세, 바르고 공평한 과세, 경청과 소통의 문화 그리고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라는 4대 운영방향을 설정하고 자성의 통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굳은 다짐도 빠트리지 않았다. 민·관 합동의 ‘국세행정 개혁 T/F(단장=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부단장=서대원 국세청 차장)’를 새로 설치한다는 방안이 시선을 끈다. 현재 구성해 운영되고 있는 국세행정개혁위원회와는 별도로 설치운영한다고 하니 기대치가 높기는 하나, 국세청 산하에 각종 위원회가 있지만 거개는 유명무실하다는 세정일각의 비판적인 여론이 비등한 이 시점에서 또 TF팀을 꾸렸
여러가지 세수 확보 대책 가운데 세무대리인 역할이 눈에 띈다. 1961년 도입된 세무사법 제정이 바로 그 의미를 안고 있다. ‘세무행정의 원활과 납세의무의 적정한 이행을 다지기 위해서’라는 입법 취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무대리인 단체를 국세청의 보조기관이나 시녀(侍女)처럼 관리해온 행정관례가 그 당시의 시류였다. 곧잘 국세당국은 그들을 동반자 관계라고 치켜세우기도 했지만, 때로는 조력자라는 다소 아래로 내려다 보는 듯한 뒷자리 위치에 놓는 사례 또한 드물지 않았다. 세무대리권 행사를 둘러싼 갑론을박 논쟁도 모자라, 국세당국이 더러는 권위적이고 관료적 표현을 쓰곤 했기에 말이다. 국세당국과 납세자 중간위치에 서서 교량역할이라는 손발 맞추기가 세무대리인 입장에서는 그리 흡족하지 못했으리라는 판단이 되짚어지는 대목이다. 1983년대 말 신고납부제도가 무르익을 무렵 난데없이 세무대리종합관리규정이 등장했고, 이로 인해 세무대리인들의 수임관련 활동영역 위축에 결정적 악영향을 끼쳤다. 2000년대 이후에는 성실신고확인제도 도입으로 부실세무대리인 처단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제도권에서는 징계수위 망을 바싹 조이고 있는 형국이다. 15만 여명의 성실신고확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지나간 긴 가뭄과 장마처럼 지루했던 국세청 인사가 드디어 터졌다. 한승희 국세청장호(號)가 출범한지 한 달여가 지나도록 학수고대했던 터라 긴장 속 설레임으로 맞은 7월27일자 고위공무원(1급 가~나급)인사 보따리는 역시 개혁성향에 포커스가 맞춰진 첫 작품으로 선을 보였다. 성과주의 인사, 임용구분별 균형인사, 젊은 국장을 본청에 배치하여 본청의 활력을 제고시키고 ‘조직·세법전문가’ 교육원 배치 등이 이번 고위직 인사의 4대 특징으로 손꼽혀지고 있다. 서대원 국세청 차장은 행시 34회에 충남 공주출신이고, 김희철 서울청장은 행시36회에 전남 영암출신이며, 김용균 중부청장은 행시 36회에 서울출신인가하면, 김한년 부산청장은 경기 성남출신에 세무대학 제1기(8급 특채)로 각각 임용된 인물이자 영예의 1급 승진자들이다. 일단, 지역안배, 임용구분, 성과주의 등 국세청이 내세운 인사 발탁 배경만 따지면 수준급이라 하겠으나, 임경구 조사국장 퇴임(명퇴)에 대한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평가가 세정가 일각의 인사 후평이다. “후배를 위한 용단”이라는 임 전 조사국장의 말이 선뜻 와 닿지 않는다. 누구보다 승진대상 후보자로 주목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2015년 2월 23일 오전 8시, 국세청에 큰 사건이 터졌다. 엔티스(NTIS) 다시 말해서,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개통을 선언, 세정 과학화에 일대 전환점을 이룩한 거대사건이었다. 자그마치 5년여 기간 동안 2000억 원 이상의 예산과 월 평균 360명의 외주개발자를 투입한 전무후무한 대규모 세정 전산화 사업의 완결판을 보게 된 것이다. 그간 국세청의 과세행정이 인정과세로 얼룩진 탓에 납세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 측면을 간과할 수 없게 자초해왔다고 평가받아도 무리가 없을 듯싶다. 과세근거를 따질 겨를도 없이 세수 채우기에 급급했던 1970~1980년대 추계과세 전성시대를 일컬어 세칭 전봇대과세라든가 모자 바꿔쓰기 그리고 세적(稅籍)담당자 따라가기 등 반칙과세행정이 판을 쳤노라고 지적질해도 항변할 여지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장부기장은커녕 되레 추계과세 당하는 쪽을 상당부분 은밀히 선호(?)할 만큼 인정과세 행정이 만연했던 터라 조세마찰은 집단상가 뿐만 아니라 영세사업자에게도 밥먹듯 흔한 일이 돼버렸다. 게다가 과세자료에 의한 근거과세 확립은 미사여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 안방에서도 1분 안팎의
국세청장이 바뀌면 국세행정 업무가 요동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듯 국세청 개청 50년 동안 20여명의 국세청장 얼굴이 달라졌다. 국세행정 업무가 적어도 수십 차례는 족히 변천됐지 싶다. 역대 청장 취임 때마다 나름의 국세행정을 이끌어나갈 세정지표를 설정, 대대적인 개혁코드를 앞다퉈 내놓았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용두사미 쇄신책이 된 경우가 허다했으니, 신뢰를 못 받고 있는 국세행정인양 비추어지기가 일쑤다. 개청 당시부터 1970년대까지의 세정개혁은 주로 세무부조리 등 부정과 비리척결이라는 명제 위에 기강확립 차원의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반면 1980년대 이후 개혁주체가 뭐였는지를 굳이 따진다면, 납세자를 불편하게 하는 각종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개선하는 방향으로 온전히 진행됐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바꾸어 말하면 국세행정 운영의 선진화 도모였다고 자천하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거침없이 토를 달게 된다. 걸핏하면 윗물맑기운동, 관서장 책임사정제 등 자체 사정 정화 따위가 단골메뉴처럼 세정 쇄신방안으로 등장해 왔기 때문이다. 영어(囹圄)의 몸이 된 적이 있는 몇몇 전직 청장들이 비리 몸통으로 밝혀졌는데, “그 부분에 대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국세청 공무원 조직사회에 인적쇄신 바람이 불어 닥칠 조짐이 보인다. 지난 5월 9일 새 정부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내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국가 주요 보직 인선작업을 필두로 척척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돌출된 검찰 고위층의 돈 봉투만찬 사건 등과 관련, 청렴쇄신을 앞세운 고강도 검찰 인사개혁 칼바람이 회오리쳐지고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됐고 사회 각계각층에 일파만파시킬 악재를 자초했다. 국세청은 검찰, 경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으로 주목받아온 탓에 더욱 인적쇄신 바람이 거세게 일거라는 예단이 분분하다. 문재인 정부의 인적쇄신 개혁향방을 세세히 점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것은 국세청만 인적개혁 바람이 비켜갈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수석 자리의 새 인물들을 보더라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고언을 상기시키는 듯, 문재인 정부의 브레인인 주변 인물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동반자격 인맥 행보라는 평가도 있지만, 공직사회는 물론 공기업까지도 인사개혁의 신호탄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게 떠돌고 있는가하면 삼삼오오 입 맞추느라 야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본청과 산하 세무관서 기구조직의 변천 약사를 보면, 역대 국세청장들의 노심초사가 구석구석 어느 한 군데도 녹아들지 않은 곳이 없다. 국세청을 이끌어 나갈 대책을 뛰어 넘어 비책을 이끌어낼 만큼 파죽지세의 열정과 당당함을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단정한다. 행정조직은 사람이 먼저이고, 인력은 그 조직의 리더가 관리운영한다고 한다. 그러기에, 국세청의 수장인 ‘청장’자리는 권위만 챙겨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나약해져서도 안 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필요한 이유다. 권력기관이라는 명패 때문에 곧잘 납세자들로부터 질시의 눈초리 안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세청 조직이 된지도 어제오늘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정된 TO 때문에 국세공무원만이 삭히고 있는 납세자가 이해못 할 가슴 조이는 조직 속에서 그나마 애증에 사로잡혀 봉직한 세월이 그 얼마였던가. 영원한 갑(甲), 국세청이 엄청 변했다고는 하지만 과연 납세자의 눈에는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정부는 1948년 11월 4일자로 ‘재무부직제’(대통령령 제20호)를 개정한다. 재무부장관 아래 사세국을 설치하게 됐다. 지방세무관서 설치법(1949년 8월 3일 법률 제39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획일적인 국세행정의 집행으로 억울한 납세자가 생길 수도 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유달리 두드러진 사례가 종종생겨서이다. 사후적 권리구제 방법의 하나인 납세자의 불복청구가 그 중 하나다. 국세청은 납세자 권익보호 확충은 물론 세무조사에 대한 권리보호 요청절차 등을 정예화, 권리주장 구제에 행정력을 집중적으로 쏟아왔다. 특히 내실화 극대화에 방점을 찍어 온 것도 진일보한 행정전환의 개가이다. 흔히 과세관청으로부터 과잉처분을 받으면 납세자는 권리나 이익을 침해 당했다고 생각한다. 이의 돌파구가 불복청구나 조세쟁송이다. 조세쟁송과 관련해서는 납세자나 과세권자 어느 쪽도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세무행정의 남용방지와 위법 · 부당한 과세처분에 대해 납세자 쪽에서 보면 권리불복제도가 조세법률주의의 기본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한가닥 희망을 거는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애매할 때는 ‘국고주의 입장에서 우선 과세’해 놓고 보자는 식의 과세권자의 구태관습 탓일까. 세수 채우기식 행정이라든가 과잉세무조사 따위는 옛말이라고 애써 변명 아닌 해명이 이젠 식상해질 법도하다. 어찌 보면, 납세자 불복청구를 과세관
1960년대부터 1970년대를 정부 부과과세제도 시기였다고 한다면, 1980년대 이후를 납세자가 자진신고·납부하는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신고납세제도는 납세의식을 높이기도 하지만, 부과과세에 따른 강제납부나 조세저항을 피하게 하는 선진화된 납세방식이어서 뭇 담세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신고납부 이후 국세청의 칼날 같은 사후검증에 대한 부담도 안고 있다. 성실신고납부가 요구되는 이유다. 때문에 납세자는 되도록이면 세금을 회피하려하고 탈세 등의 방법을 총동원, 조세부담을 적게 하려는 습성이 몸에 배이게 됐나보다. 납세자 의사와는 상관없이 강제성이 행사되는 탓에 세금을 안내려는 심리가 더욱 강해지기 마련인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선진제도라 할지라도 납세의식을 도외시한 제도 시행은 결국 실패한다는 교훈을 던져준 사례가 널브러질 만큼 우리 세정사에 얽혀 있는 것도 풀고 가야 할 과제다. 미래지향적 모델만들기가 현장세정 중심으로 새롭게 재조명돼야 한다. 성실한 신고납부가 이루어지게 하려면 국세청의 세무관리 행정이 선진화를향해 올곧게 뻗어나가고, 이를 바탕으로 납세국민의 신뢰를 쌓는게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래야만, “성실신고를 도와주는 미리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여자이기 때문에 제도권 진입이 수월하지 않았다. 사대부 양반집 아녀자들도 학문에 전념한 여성들이 그리 흔치않았다는게 사적 기록이다. 길쌈잘하고 좋은 낭군 만나 성혼 잘해서 현모양처 되는 꿈에 현실만족 했던 조선시대의 사대주의사상 탓일까. 남존여비 시류 영향일까. 그야말로 성차별의 표본이고 극치다. 우리 여성공무원들의 입지는 1980년대 후반까 지만 해도 그리 넓지 않았다. 유별나게 보수적이고 고착화된 속성 때문에 국세청 여성공무원들의 위상은 보나 마나다. 정치적,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서 우뚝 서지 못했다. 제연희 씨와 이상희 씨가 사무관 승진 때도 그랬지만 서기관으로 승진, 세무서장 발령 때도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특히 일명 탈세 잡이 조사국 쪽 근무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어 왔다. 남성세무공무원의 성역이자 금녀의 문으로 불려온 조사국의 벽을 뚫고 당당히 진입한 글로벌 국세청 여성공무원들... 여성파워 에너지가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넘쳐 난다. 세계적으로도 여성대통령이 무려 28명이나 된다.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도 그 중 한 명의 여성이고 박근 혜 대통령(탄핵소추 중)도 우리나라 최초 여성대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2016년 12월에 있은 국세청 1·2급 고위공무원 인사를 필두로 직급별 정기인사 시즌이 오픈됐다. 개청 50년 동안 국세공무원에 대한 인사행정 평가는 그리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때로는 인사제도의 미완의 벽 탓에 굴곡이 심하게 점철됐고, 일부 수뇌부들의 부질없는 오만함 때문에 때로는 국세청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낙제점을 면치 못했던 적도 있었다. 외부 영입 국세청장들을 세무행정 문외한(門外 漢)으로 빗대 겉돌게 했고, 내부 발탁 청장들은 생리를 너무 잘 알다보니, 종·횡적 유착이 빚어낸 비리 부정의 연결고리에 연루돼 자승 자박, 질곡에 빠져 들고 만 숨겨진 뒤태를 우리는 적나라하게 보아 왔다. 세무조사권이라는 특권 덕에 과세권 행사를 입맛에 맞게 다뤄, 국고주의 입장만 앞세워 왔고 납세자의 조세부담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과세관청이 그 얼마였는데, 아직도 납세자 앞에만 서면 그렇게 도도하기만 하단 말인가. 특정지역 편향인사 폐해 제거, 고위직 인사비리 및 부정부패 척결, 학연 지연 줄대기 등 청탁요소 격리로 그 허접스런 병폐를 근절하는 것만이 분명 청렴세정의 지름길이다. 어느 행정업무든 간에 매한가지이겠지만, 인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국세청이 엄청 변했다. 국세청 발족 이후 2015년 현재 기구조직인 세무서는 77개에서 117개로 1.5배 확대됐고, 세무공무원 인원수도 5,500명에서 20,187명으로 3.7배나 크게 늘었다. 또 소관 세입예산도 700억 원에서 206조원으로 2,943배로 천문학적 증가현상을 보였다. 국세청의 위상과 명예는 곧 신뢰세정과 맞닥뜨려진다. 때문에 일부 역대 국세청장들의 고뇌가 비리관련 사건들로 투영된다. 국세청 수뇌부의 직·간접적 연루설이 일파만파 했기에 더욱 그러하다. 속칭 세풍(稅風)사건, 그림로비사건, 고위직 인사편향 및 승진 관련 금품수수사건 등… 일부 국세청장과 연루된 비리사건을 지적질하지 않을 수 없다. 비리 몸통(?)이 국세청장이다 보니, 상층부의 비리가 하부조직에 까지 물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지난 흔적들이 새삼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서정백관의 기본이 인사라고 한다. 인사가 만사이기 때문이다. 입신출세는 공직자의 숙명이나 진배없다. 혹여 그러기에, 세무공무원은 자신에게는 그토록 우직스럽게 인색했는 지도 모르겠다. 정부는 1949년부터 1950년까지 각종 세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를 집행할 조세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무리한 세법 적용은 잘못된 과세를 낳게 마련이다. 이는 곧 납세자에게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주게 되는 꼴이 되고 만다. 국세청은 부실과세 사전검증기능을 강화, 납세자 권리의식의 신장과 더불어 사전권리 구제제도를 통한 권익보호를 위한 제도발전을 꾸준히 꾀해오고 있다. 그간 납세자는 절박한 재정수요 충족이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충분한 주인대접을 받지 못하고 과세관청의 큰 산에 짓눌려 ‘줄 것 다 내주면서’도 객식구 취급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은 납세자가 몸소 겪은 과세권자의 권위의식이 하나 둘 각인된 탓에 50년 세정사에 얼룩진 암흑기로 남아 있다. 다행히도 납세자 권리헌장을 제정, 1997년 시행을 계기로 납세자의 권리구제 바람이 크게 불었고, 선언적이기는 하지만, 세무조사 착수 시 납세자에게 헌장을 교부하고 요지를 낭독해 줌으로써, 권익보호 실천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한발 다가선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게 됐다. 흔히들 조세를 국민동의의 산물이라고 한다. 주인의 지위에서 국가의 재정재원 조달방법인 조세부담에 대하여 스스로 동의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납세의무는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조세법률주의의 기본권의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세금은 나라에서 빼앗아가는 것으로 인식되어 온지 오래다. 아마도 이는 일제 강압수탈 시기였던 공출(供出)시대를 거치면서 국민들의 뇌리 속에 박힌 일제 잔재물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타성 때문에 과세행정 수행이 가시밭길 여정처럼 사연도 갖가지였던 어제와 오늘 상황을 부인하기가 쉽지 않다. 이같은 납세국민의 잠재의식은 과세권자에 대한 불신으로 표출되어 왔고, 과세관청은 이를 극복해낼 수 있는 행정상의 묘수 찾기에 전전긍긍해 왔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탈세는 거짓행위가 전제돼야 한다면, 정상적인 소득신고를 통한 성실신고 납세자들이 탈세행위자들을 보는 시각은 망국병자들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세청은 개청 반세기 동안 우여곡절과 숱한 시행착오 끝에 지하경제 색출·타파를 비롯 역외탈세 근절을 위한 인프라를 꾸준히 구축해 왔다. 국세청은 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위용의 탈세 잡기 칼날을, 이 순간도 꼿꼿이 세워나가고 있다. 본청 조사국 사찰과에서 기업체를 자꾸 털려고 설쳐서 골치 아파 대통령 지시각서에 의한 세무사찰 일원화를 계기로 국세청은 세무조사와 사찰조사업무 집행에 효율화를 기할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요즘 국세청은 세수증가 추세보다 과세의 질(質)을 끌어올리기에 더 잰걸음을 보이는 모습이다. 과세품질이 떨어지면 신뢰추락이나 조세불복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 올해 두 번째로 열린 국세행정개혁위원회에서도 부실과세가 몰고 올 후폭풍을 염려한 나머지 과세품질 제고가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고 따라서 과세권의 적법성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본디 부실과세는 과잉과세 때문에 불거진다. 납세자가 터트리는 일종의 조세저항의 원인제공자가 되다보니 자납세수의 정점을 찍는 과정에서도 커다란 흠집으로 각인되기 마련이다. 과세의 적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과세 전에는 철저한 사전검증이 절대적이고, 과세 후에는 그 질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원칙 확립이 무게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국세청의 판단이다. 과세 전 검증과 과세 후 품질평가를 잘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간절한 사유는 조세불복사건을 점진적으로 줄어들게 만드는데 핵심요체가 된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의신청이나 심사·심판청구 건수가 줄었다든가 소송패소율이 낮아지는 경향에다가 심판인용률 마저 증가 추세를 보여 과세행정의 풍향계가 순조롭게 돌아가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참된 불빛은 번쩍이지 않는다’는 옛말처럼, 조용하지만 묵묵하게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납세자의 작은 불편도 귀담아 듣고 정성을 다해 고쳐 갑시다!” 지난 8월초에 열린 올 하반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석상에서 천명한 임환수 국세청장의 ‘국세행정 키워드’이다. 지난 8월 21일로 취임 2주년이 된 임 국세청장의 반추는 따로 없을 것 같다. 일찌감치 국세청의 소임이 무엇이고 어디로 가야 올바른 길이라는 이정표를 자로 재듯 감지하고 올곧게 지켜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목표도 뚜렷했고 행정운영 또한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는 진리도 이미 터득, 집행해온 터이다.국세행정이 납세자에게 세무조사와 관련한 압박과 부담만을 안겨줘 왔다면, 그간 성실납세 지원기관으로의 전환은 임 국세청장의 경륜과 열정이 한 아름 영글어진 결실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임기 1년차는 NTIS(차세대행정시스템)의 성공적 추진과 희망사다리 인사제도를 통한 조직문화 다지기를 비롯, 성실신고 제도를 통한 사전적 안내로의 전환 그리고 자납 세수 극대화 등 꾸준한 혁신과 변혁을 도약시켜왔던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출신 배경 등 인사소외 계층의 현실감각에 맞는 다독임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한마디로 세금을 정의하면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제격이다. 그래서인지 세금 때문에 살겠다는 사람은 없다. 2016년은 사세청에서 독립, ‘국세청’이름으로 개청한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그간 척박한 조세환경 속에서 일구어 낸 금쪽같은 족적(足跡)들은 형용할 수 없으리만큼 눈부시다. 반면 억장이 무너지듯 납세국민으로부터 엄청난 신뢰추락 탓에 껌딱지처럼 달라붙은 상흔은 함께 지우고 가야할 문제덩어리다. 조세금융신문(월간 금융조세)은 이에 국세청의 미래 50년을 흔들리지 않고 튼실하게 이끌어갈 방향성을 찾아보고자 지난 반세기 국세행정을 재조명해보는 기획시리즈 특집을 제작보도하기로 했다. 정녕, 해묵은 과(過)를 들추어 일파만파하려는 취재·보도자세가 아님을 거듭 분명히 해둔다. 2016년 3월3일 늦은 오후 세종시 국세청 청사는 역대 국세청장을 비롯 개청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모인 관계자들로 부산하다. 낯 익은 얼굴이 휠체어를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앗! 청장님, 건강도 좋지 않은데 이 먼 곳까지 오시다니요.” 임환수 현 국세청장 등 역대청장들은 하나같이 고 전 청장을 반갑게 맞았다. “다음에는 기념행사에
(조세금융신문=김종규 논설고문 겸 대기자) 2016년도 국세청의 하반기 세무행정은 산업구조조정 등 불확실한 대내외적 요인 때문에 안개 속 세정이라는 분석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까지의 세수는 108조9천억여원으로 51.1%의 진도비를 보여 전년대비(43.3%)보다 7.8% 상승, 호조현상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세수 상승치는 경제규모 확대 소비실적 개선 법인영업실적 증가 그리고 비과세감면 정비 등 경제적, 제도적 효과에 기인한 것이라는 게 국세청의 분석이다. 국세청은 신고지원 서비스 강화와 탈세 및 체납에 대한 엄정대응은 말할 것도 없고 세무조사도 1만7천3건이었던 지난해 수준을 넘지 않게 하는 등 효과적 세정집행에 현실을 감안한 지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국민의견수렴을 위한 다각적인 소통채널을 구축하는 한편 엔티스(NTIS)와 업무별 추진체계를 기반으로 조직역량을 극대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어 추진과제를 마련, 실행에 들어갔다. 그 중 하나가 세입예산의 안정적 조달이다. 지난 5월 현재 세수는 양호한 편이지만 산업구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의 악재 때문에 향후 세수진도 비율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예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