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외부에서 공격을 해오면 도망을 가거나 맞서 싸운다. 반면에 식물은 그런 계책을 생각해내지 못할뿐더러 몸을 움직일 수도 없다. 그렇다면 식물은 외부의 공격을 그저 당하고만 있는 것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식물 역시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감지하고 방어하는 기제를 가지고 있는데, 그 기제의 핵심은 세포 간 의사소통(신호 전달)에 있다. 식물은 외부의 공격으로 상처를 입으면 위험 신호를 몸의 다른 부분에 전달하고 침략자를 쫓기 위한 방어 태세를 갖춘다. 위험 신호의 장거리 운반자, 칼슘 이온 칼슘 이온은 동물의 체내에서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운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의 식물학자 시몬 길로이(Simon Gilroy)와 토요타 마사츠구(Masatsugu Toyota) 박사 연구진은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를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서 식물이 감지하는 위험 신호 역시 칼슘 이온을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자들은 칼슘 이온의 양이 늘어난 곳에서 녹색 빛이 나도록 애기장대에 녹색 형광 단백질(GFP, green fluorescent protein) 유전자를 투입하고, 애기장대의 이
‘주름 없는 피부’, ‘백옥같이 하얀 피부’를 마다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때문에 TV나 인터넷에 등장하는 수많은 화장품 광고는 젊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를 파고든다. 화장품 회사들이 광고 모델로 전지현, 손예진, 장동건, 정해인 등 당대 톱스타를 기용하는 것도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 아니겠는가. 그런데 정말 화장품 광고 문구 그대로 화장품을 바르기만 하면 주름이 옅어지고 하얀 피부가 될까? 정확한 답은 '화장품 구성성분을 따져봐야 알 수 있다'다. 나노기술로 피부 깊숙이 스며드는 화장품을 만든다 피부는 겉면부터 각질층, 표피층, 진피층, 피하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표피층은 외부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천연 ‘보호막’이지만 화장품에게는 천연 ‘장벽’과도 같다. 주름개선이나 미백 등의 효과를 내는 생체활성물질이 효과를 보려면 화장품 성분이 진피층까지 충분히 흡수돼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화장품에 포함된 생체활성물질은 그 자체로 상태가 불안정한 데다 피부 투과율이 0.5~3.0% 이하여서 흡수율이 낮은 편이다. 주름 완화나 탄력 개선 효과가 있는 비타민이나 펩타이드 성분은 빠르게 산화되는 단점이 있어, 피부에 바르면 진피
동‧서양을 대표하는 의학자인 ‘허준’과 ‘다빈치’가 병원 수술실에서 함께 수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물론 실제 인물들이 수술을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허준과 다빈치의 이름을 딴 수술 로봇들이다.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수술 분야에도 어느덧 로봇이 참여하는 시대가 열렸다. 디지털 기술과 첨단 메카닉스(mechanics)의 융합으로 로봇 산업이 발전하면서, 이제 의료 분야에까지 그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수술 로봇의 대중화를 연 다빈치 수술 로봇이 탄생한 시기는 1990년대이지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다.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Da Vinci)’를 미국의 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社가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 다빈치 로봇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개복 수술처럼 몸에 커다란 상처를 내지 않고도 정확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몸에 서너 개의 구멍을 뚫은 다음, 각종 수술 도구를 집어넣어 환부를 치료하므로 회복도 기존 수술보다 훨씬 빨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다빈치 로봇을 이용하면 수술 부위를 최대 15배나 크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범죄나 사고를 예측하고 미리 방지하는 인공지능이 활약하는 미래가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재범 가능성이 높은 범죄나 사고가 발생하는 시간과 장소에는 특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범죄 예방 인공지능은 악의를 가진 사람이 보이는 미세한 움직임, 습관, 동작이나 표정을 감시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범죄자나 테러리스트 등이 이상행동을 일으키기 전에 위험인물을 골라낸다. 세계 각국에서 범죄 예방 인공지능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시카고시의 경찰이 범죄 예방 프로그램 ‘헌치랩(Hunchlab)’을 사용해 사우스사이드 지역의 흉악 범죄 발생률을 크게 낮췄다.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다 시카고시 경찰이 범죄 예방을 위해 사용한 헌치랩은 벤처 기업 ‘Azavea’ 사에서 개발한 범죄 예측 시스템이다. 헌치랩은 시간이나 계절과 같은 주기 정보, 날씨나 지역경제, 과거의 범죄 데이터를 종합하여 범죄 속에서 발견되는 일정한 규칙을 도출해낸다. 경찰 본부의 관리실에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디지털 화면 위로 다음에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표시하는 시스템이 설치돼있다. 화면 위에 떠 오른 지역에 집중적으로 경찰 인원을 배치하여 주변을 순찰하여
최근 아시안게임과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오가며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했던 손흥민 선수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출전 시간도 많았을 뿐더러 잉글랜드, 한국, 인도네시아, 미국 등 여러 나라를 이동하며 오랜 시간 장거리 비행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세 달간 손 선수가 비행기로 이동한 거리는 약 7만6765km라고 한다. 그런데 손흥민 선수처럼 오랜 시간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전 세계 항공기업들이 앞다투어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초음속 여객기를 탄다면 11~12시간이 걸리는 인천~런던 구간을 불과 3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일반 여객기보다 두 배 빠른 속도 미국의 벤처기업 ‘붐 테크놀로지’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초음속 여객기 ‘XB-1’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항공이 1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20대 선주문을 하며 화제를 모은 기업이다. 미국의 또 다른 스타트업인 에어리언 슈퍼소닉도 ‘AS-2’라는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 중이다. 2026년까지 12명의 승객을 태우고 마하 1.4의 속도로 비행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일반 여객기의 속도는 시속 700~800km다. 초음속 여객
추석을 맞아 벌초를 하러 가는 사람들로 도로는 북적인다. 벌초할 때는 각종 안전 사고에 주의해야 하는데, 의외로 벌질을 건드려 벌이 쏘이는 사고가 적지 않다. 제대로 된 벌 대처법을 알아보자 말벌류, 맹독에 공격성 강해… 자세 낮추고 자리 피해야 벌 중에서도 문제가 되는 벌은 바다리(쌍살벌, Polistinae spp)종류와 땅벌(Vespula flaviceps spp), 그리고 말벌류(Vespa crabro spp)다. 땅벌류는 땅 속에 집을 지어 바깥에서 보면 흙부스러기가 쌓인 듯한 흔적만 남기지만, 하나의 군집에 수백 마리에서 수천 마리의 땅벌이 있기 때문에 집단 공격을 할 위험이 있다. 가장 위험한 벌은 역시 말벌류다. 독성이 강한데다 침이 단단해 여러 번 공격하면서 독성이 더욱 강해진다. 특히 장수말벌은 맹독성으로 4~5m 이내로 접근하면 바로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 가장 조심해야 한다. 최근에는 토종 말벌에 등검은말벌과 같은 외래종도 개체수를 늘려가고 있어 피해가 더욱 늘고 있다. 먼저 벌을 발견하면 자세를 최대한 낮춰 그늘지고 낮은 쪽으로 조용히 자리를 옮기는 것이 좋다. 벌을 쫒는다 생각하고 팔을 휘두르거나 뛰어가는 행동은 오히려 벌들을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해 관계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시민들은 그때처럼 메르스는 치사율이 20∼46%에 달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국민들은 2015년처럼 외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관광산업에도 큰 타격이 오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다. 백신없는 메르스, 괜찮을까 메르스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백신이 없다는 것이다. 다수의 사망자가 70~80대로 천식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치사율이 15.7%로 높고, 특별한 질환이 없었던 40~60대 환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즉, 어느 날 갑자기 백신이 없는 병에 ‘내’가 걸릴 수도 있다는 공포감은 당연하다. 안타깝게도 메르스는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메르스는 RNA 바이러스 계열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메르스 바이러스를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태양의 표면의 코로나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일 뿐 큰 의미는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사스(SARS)도 코로나바이러스다. 문제는 메르스가 RNA 바이러스라는 점이다. 바이러스는 정보를 저장한 위치에 따라 DNA 바이러스와 RNA 바이러스로 나누는데 RNA 바이러스는 구조상
어제 하루 동안 무엇을 했는가? 그저께는? 분명히 내가 보낸 시간들인데 그때 무엇을 했는지 단번에 기억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바로 하루 전에 일어난 일일지라도 한참을 곱씹어보기도 하고 어떤 일들은 끝끝내 떠오르지 않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는 늘 망각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망각에 대해 이야기하며 “잘 떠올랐던 것이 점차 희미해진다”고 말하곤 한다. 과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기억과는 별개의 기제가 망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암호화하는 뉴런들 간의 연결이 점차 끊어지거나 뉴런들이 수명을 다해서 자연적으로 망각이 일어난다고 말이다. 이는 망각 과정을 기존의 기억이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는 수동적인 과정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최근 망각이 일어나는 기제를 연구한 신경과학자들은 뇌가 적극적으로 기억을 지우거나 숨긴다고 말한다. 내재된 망각: 우리 뇌는 항상 기억을 지워나간다 2016년 스크립스 연구소의 로날드 데이비스(Ronald Davis) 연구팀은 초파리에게 특정 기억을 학습시킨 뒤 그 기억이 세포 수준에서 어떻게 지워지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망각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도파민이 ‘버섯체뉴런(mu
(조세금융신문=박종관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 최근 금천구 가산동 아파트 인근에 싱크홀이 생겨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멀쩡하던 도심 한복판에 뚫린 이 구멍들은 모두 ‘싱크홀(sink hole)’이라 부른다. 싱크홀은 글자 그대로 가라앉아 생긴 구멍을 말한다. 본래 싱크홀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덩이를 말하며, 산과 들, 바다 어느 곳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인천에서 발생한 사고로 대한민국 역시 싱크홀의 안전지대가 아니란 것이 알려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최근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은 공포의 대상이다. 도심지에서 싱크홀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려면 싱크홀이 왜 생기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싱크홀은 한마디로 땅속에서 지하수가 빠져나가면서 생긴다. 땅속에는 지층 등이 어긋나며 길게 균열이 나 있는 지역(균열대)이 있는데, 이곳을 지하수가 채우다가 사라지면 빈 공간이 생기면서 땅이 주저앉게 된다. 이것이 싱크홀이다. 싱크홀은 퇴적암이 많은 지역에서 깊고 커다랗게 생긴다. 빈 지하공간이 쉽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토 대부분은 단단한 화강암층과 편마암층으로 이뤄져 있어 땅 속에 빈 공간이 잘 생기지 않는다. 우리
지난 8월 15일 발행된 학술지 <네이처>에서 실린 제프 톨레손(Jeff Tollefson) 교수 연구팀은 잠재적으로 바닷속 생태계를 파멸로 몰고 갈 ‘해양 열파’가 나타나는 빈도가 35년 만에 두 배로 증가했으며, 현재 진행되는 기후 변화가 계속된다면 그 빈도는 다섯 배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양열파는 수일에서 최대 한 달까지 수천㎢에 걸쳐 해양 표면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으로, 해양 생태계와 어족 자원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이미 열차는 떠난듯하다. 당장 오늘부터 파리 기후 조약을 충실히 이행하여 인류가 지구 온난화 현상에 의한 온도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고 잘 제어한다고 하더라도 해양 열파는 조금씩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전 바다로 퍼져 나갈 것이다. 1916년부터 측정해 온 미국 샌디에이고 앞바다의 해수면 온도는 이번 달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략 1982년부터 2016년에 걸쳐 해양 열파가 나타나는 빈도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바닷속 온도가 높아지는 해양 열파 현상이 일어나면 해초 숲과 산호초, 그리고 이곳에서 생활하는 많은 물고기와 해양 동물이 큰 타격을 입는다. 연구팀은 해수면 온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