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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당신이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이유

투자원칙이 확실하다면 펀드를 선택하는 이유도 명확해지고 욕심을 다스리기가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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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 투자를 시작하면서 ‘나는 단기투자할 거야’ ‘일주일만 투자하고 수익내고 환매해야지’ 하면서 펀드에 가입하는 사람은 없다. 펀드는 경마장에서 사는 ‘마권’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 정도는 대부분 알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장기투자를 실천하지 못하고 중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성에 대해서도 알고 장기투자를 실천하려고 하지만 왜 실패하게 되는 것일까?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3가지 이유를 통해 그 대답을 확인해보자.

◆ 당신이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첫 번째 이유

‘장기투자 할 수 없는 돈으로 투자하고 있다’


펀드는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하며 투자하기 적합한 투자상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당신은 짧으면 1개월, 길게는 1년 뒤에 사용해야 할 자금을 가지고 펀드에 투자한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시황과 유행에 따라 최근 성과가 좋은 펀드에 가입한다.(채권형 펀드나 MMF처럼 기간에 영향을 적게 받고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도 있다. 하지만 1, 2개월 뒤에 사용할 자금을 가지고 펀드에 가입한 사람은 이미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펀드상품에는 관심이 없다)

물론 투자한 펀드가 투자시기가 잘 맞고 단기 운용성과가 좋아서 수익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기가 막히게 발생한다. 돈이 필요한 시기가 왔는데 투자하고 있는 펀드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손실을 감수하고 환매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투자목표를 수립하고 기간에 따라 투자대상과 투자자금을 나누어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어떨까? 단기, 중기, 장기로 투자해야 할 자금을 구분하고 투자를 시작한다면 단기자금을 무리해서 투자하는 경우가 없을 것이고 더더군다나 장기투자에 실패할 이유는 없다.

 당신이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두 번째 이유

‘계획이 달라지는데 투자는 달라지지 않는다’

계획은 아무리 완벽하게 수립한다고 하더라도 예상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다. 계획했던 일이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일이 생기기도 한다. 문제는 계획이 변경되는 데도 불구하고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필요한 돈의 규모와 종류가 달라지는데 포트폴리오가 변동되지 않는다면 ‘갑자기’ 예정에 없던 펀드 환매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당신은 다시 장기투자에 실패하게 된다.

하지만 돈과 관련된 일들은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생각해보자. 전세 계약을 새로 했는데 1달 만에 집에서 나가라고 할까? 가족 중 누군가가 결혼을 하고 일주일 만에 삼둥이를 낳게 될까? 그렇지 않다. 돈과 관련된 일은 충분히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계획이 달라지면 이에 따라 펀드 투자 비중이나 금액을 조절하여 투자목표를 달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 당신이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세 번째 이유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고 있다’

앞서 장기투자에 실패하는 이유로 투자자금의 성격과 투자계획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마지막으로 장기투자의 실패는 당신이 펀드를 선택한 ‘이유’가 불분명할 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노후대비를 위해 투자기간을 20년으로 설정하고 적립식으로 펀드에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펀드는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헬스케어’펀드와 ‘인도’ 펀드를 선택했다. 당신은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시작했지만 중요한 것이 남았다. 투자하고 있는 펀드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가? 헬스케어 산업이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 어떤 나라의 헬스케어 산업이 발달되어 있는지, 관련 기업은 어디인지,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등 펀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면 당신은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고 있는 것과 같다.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린 벤자민 그레이엄은 “정보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또는 즉흥적으로 결정한 투자는 미래의 수익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기 때문에 투기적이다”라는 말을 통해 충분한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투자는 심리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유럽의 투자 귀재로 이름을 떨쳤던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는 심리게임이다”라는 직설적인 말을 통해 심리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장기투자를 시작할 때는 이성과 감성 중 이성이 앞선다고 하더라도 ‘이유’가 불분명하게 되면 투자에 대한 목표와 계획이 흔들리고 감성이 앞서게 된다. 게다가 ‘욕심’까지 생기면서 투자가 투기로 바뀌고 장기투자에 실패하게 된다.

충분한 지식과 이성적인 마음가짐을 갖추는 것은 투자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펀드를 선택할 수 있는 지식이 있더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욕심’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원칙이 필요하다. 투자원칙이 확실하다면 펀드를 선택하는 ’이유‘도 명확해지고 ’욕심‘을 다스리기가 수월해진다.

투자원칙을 가지고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목표와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고 있더라도 투자원칙이 무너지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장기투자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투자원칙을 확실하게 세우자. 확실한 원칙 하에 투자계획을 실천한다면 투자목표 달성은 결코 어렵지 않다고 생각된다.

박형주 펀드온라인코리아 커뮤니케이션협력팀 과장

학 력 : 경희대학교 중국경영학(CMBA) 석사
이 력 :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정보팀
이메일 : hj.park@fund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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