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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올라도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 82.3% '거꾸로' 선택

8년만에 최대...한은·금융권 "변동금리 비중 커지면 이자 부담에 위험"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새해 최소 두 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이 예측되지만, 거꾸로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율은 8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기현상을 나타냈다.

최근까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밑돈데다, 코로나19 사태와 저금리 기조가 2년 가까이 이어지자 '향후 금리가 올라도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그만큼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은행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은 17.7%를 차지했다. 10월(20.7%)과 비교해, 한 달 사이 3.0%포인트(p)나 더 떨어졌다,

 

새 가계대출의 82.3%가 변동금리를 따른다는 것으로, 이런 변동금리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변동금리 비중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에 연평균 53.0%에 불과했고, 2020년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도 63.8% 수준이었다. 불과 1∼2년 사이 변동금리 비중이 20∼30%포인트나 뛴 것이다.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권 대출금리가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해 작년 11월에는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주택담보대출 3.51%·신용대출 5.16%, 신규취급액 가중평균)에 이르렀지만, 이런 금리 상승 추세를 거슬러 변동금리 비중 역시 약 8년 만에 82%를 넘어섰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 비중이 오히려 커진다는 것은 분명히 대출자와 금융기관 모두에 위험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금리 상승기에 이처럼 고정금리 인기가 더 떨어지는 현상이 이례적이고 위험하다는데 금융권도 이견이 없다.

더구나 올해에도 한은이 1월 또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시작으로 2∼3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대출자의 금리 선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런 현상은 무엇보다 최근까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더 높았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작년 11월 19일 기준 신규 코픽스(COFIX)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440∼4.861%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혼합형(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3.760∼5.122%로, 변동금리보다 하단이 0.320%포인트, 상단이 0.261%포인트 높았다.

당장 0.3%포인트 이상 고정금리가 더 비싸니, 대출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대출 기간 중 최소 0.3%포인트 이상 금리가 더 뛸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만 고정금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작년 12월 은행채 등 시장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고정금리가 오히려 변동금리보다 낮아진 만큼, 앞으로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고정금리 비중이 조금씩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작년 12월 3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710∼5.070%, 고정금리는 연 3.600∼4.978%로 변동금리가 0.1%포인트 안팎 더 높아졌다.

하나은행은 "금리 인상기에 새로 대출을 받는 사람은 혼합형(고정)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유리하다"며 "코픽스 연동 6개월 변동금리의 경우 주기마다 기준금리가 재산정돼 금리 인상분이 누적 반영되지만, 고정 금리는 5년간 기준금리가 정해져 금리 인상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나은행은 "더구나 올해 2∼3차례(0.5%∼0.75%p)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향후 금리 인상에 대비해 고정금리 선택을 고려할만하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 역시 중도상환수수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을 꼼꼼히 따져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방법(대환대출)을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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