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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부실기업 지원 위기론 확산...부실여신 4년간 1조3000억원

박원석 정의당 의원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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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 전체회의에서 고민에 빠져있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사진=전한성 기자>
(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 수출입은행이 지난 4년간 여신이나 보증을 제공한 기업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날릴 판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뉴엘, 우양에이치씨 그리고 경남기업 까지 최근 논란이 된 굵직한 금융사고에 수출입은행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특히 우양에이치씨는 히든챔피언 선정 등의 과정 등을 보면 제2의 모뉴엘일 가능성이 높다고 6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은 밝혔다. 

우양에이치씨는 수출입은행이 2013년 상반기에 히든챔피언 육성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전 경영진의 횡령에 대한 1심 선고(14.10)이후 유동성 경색 등으로 히든챔피언 육성대상기업에서 취소되었고 올해 3월 최종 부도처리 됐다.

우양에이치씨는 수출입은행이 선정한 조기경보업체였다. 2011년부터 수익성 악화 등으로 조기경보업체로 선정됐는데 히든챔피언 육성대상기업으로 선정되기 직전인 2012년도 4/4분기에도 조기경보업체로 분류된 기업이다. 즉 수익성이 좋지 않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기업을 히든챔피언 육성대상기업으로 선정한 것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봤을 때 우양에이치씨 건도 모뉴엘 건과 같이 부적절한 문제(직원 연루 등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박원석 의원은 밝혔다. 
  
수은, 김용환 전 행장 취임 이후 경남기업에 대출...워크아웃 전에도 여신 집행
 
경남기업이 3차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직전인 2013년 9월 13일 당시 경남기업 故성완종 회장과 수출입은행장이었던 김용환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만났다는 사실이 성완종 회장의 다이어리 기록에 남아 있어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김용환 전 행장이 취임하고 있었던 2011년부터 2014년 초(2월)까지 약 3년간 집행된 여신이 4902억 원이다. 이 중에 워크아웃 이후에 집행된 대출이 2천 억 원, 보증이 192만 유로(23억 원가량)나 된다. 

김용환 전 행장 퇴임 직후 출자전환이 되는데, 출자전환 직전(2014.3) 여신 잔액이 6천 억 원을 상회했다. 김용환 행장 취임직전인 2010년 말 수은의 경남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은 3276억 원임을 감안하면 김용환 행장 재임 당시 여신 잔액이 두 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를 두고 김용환 전 행장은 최근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 취임기간에 경남기업에 대한 여신이 늘어난 것이 워크아웃 이후 보증비율에 따라 채권단이 운영자금 대출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용환 전 행장 재임 당시 수출입은행이 경남기업에 집행한 3318억 원의 대출 중 1256억 원은 워크아웃 이전에 집행된 대출이다. 더불어 김용환 전 행장 취임 이전 수출입은행의 경남기업에 대한 각 연도 말 대출 잔액은 없었고 전부 보증이었다. 즉, 대출 잔액이 생기게 된 것은 김용환 행장 취임 이후인 2012년 대출 건 부터라는 것이 박원석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비추어 경남기업 故성완종 회장과 김용환 행장의 부적절한 유착 등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김용환 행장의 해명이 더욱 의혹을 증폭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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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 정의당 의원. <사진=전한성 기자>
박원석 의원은 “수출입은행 이덕훈 現행장 취임 후 경남기업에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여신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 워크아웃 이후에 몇 차례 이행성보증이 지원되었는데, 대지급금이나 계약이행보증, 선수금환급보증 등 기 진행된 사업과 관련해 지원된 이행성보증은 타당한 지원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9월 에티오피아 모조-주웨이 구간 고속도로공사에 경남기업이 입찰참가를 하기 위한 건에 입찰보증을 지원했는데, 당시 경남기업은 당시 워크아웃 중이었고 신용등급은 투기등급(CCC)이었음에도 이행성 보증이 발급된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통상 워크아웃에 빠진 건설사들은 보증서 발급이 여의치 않아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기보다는 기존 공사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하기 마련인데, 경남기업은 워크아웃 와중에도 해외사업 수주를 위해 입찰에 참가했고 수출입은행이 보증서 발급해 준 것이다.
 
경남기업은 2014년 3/4분기 순손실과 영업손실이 각각 214억원과 172억원에 달했으며, 그해 말 결국 자본잠식 상태였다. 상황이 이런데 기존 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여신이 아니라, 추가로 신규사업에 대한 여신을 지원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경우다.
 
이와 관련 지난해 정부가 해외건설 플랜트 수주 선진화 방안(2014.8.28)에서 워크아웃 건설사도 정책금융기관이 주채권은행일 경우 외부실사기관의 사업성 평가가 양호하면 채권단 공동으로 이행성 보증 발급을 지원하도록 한 바 있으나, 경남기업에 대한 입찰보증은 이에 따라 진행된 건이 아니며 해외건설 사업성 평가를 담당하는 해외건설협회에 사업성 평가 의뢰를 하지도 않았다. 
  
만약 경남기업 실제로 수주를 했다고 하면 채권단은 단계별로 또다시 이행성 보증 등 여신지원을 늘릴 수 밖에 없고 이는 모두 부실로 이어졌을 것이다.
 
게다가 에티오피아 모조-주웨이 구간 고속도로공사건은 발주처가 에티오피아 정부이기는 하나, 1억불 한도의 EDCF지원 사업임. 수주기업의 최종선정은 수원국(에티오피아) 정부가 하겠지만, EDCF도 그 과정에서 사전 적격심사 등으로 대상기업 선정에 관여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EDCF 지원대상 사업에 워크아웃 중인 경남기업이 입찰하는데, 그 입찰보증도 수출입은행이 지원한 것은 보기에 따라서는 특혜로 볼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성동조선 등 조선사 들에 대한 여신과 관련해서도 2012년부터 계속 문제제기 해 왔으나 그때마다 수은은 출자전환만 되면 다 해결될 것처럼 강변해 왔지만, 현재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어 수은은 내부통제와 여신사후관리 등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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