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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지역 재정 편차에 치안불균형 우려…자치경찰 교부세 필요"

지자체 총예산 중 지방세 비중, 광역단체 간 최대 70.9%포인트 차이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자치경찰제 시행 1년이 지난 가운데 지역 간 자체 재원 불균형이 심각해 치안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경찰청의 '자치경찰사무 관련 재원확보 및 치안 균질성 유지 방안 마련'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광역·기초단체별로 총예산 규모 중 자체 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역별 예산 중 자치경찰사무 재원만을 떼어내어 명확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자체 재원 수준을 살펴보면 간접적으로 자치경찰 여건도 비교해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총예산 규모 중 자체 재원 비율은 서울(51%)과 세종(48%)이 가장 높고, 전북·전남·경북(18~19%)이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반회계 중 자체 재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방세 비중도 광역단체 간 최소 31.1%포인트에서 최대 70.9%포인트까지, 기초단체 간 최소 14.3%포인트에서 최대 59.5%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

 

향후 자치경찰제가 확대되면 국가 예산이 투입되지 않아 결국 지방세 세수가 중요한데, 이미 편차가 큰 상황인 만큼 보완 장치가 없으면 자체 재원이 낮은 지역은 치안 서비스에서도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부터는 자치경찰위원회 예산이 국고보조금 형태가 아닌 지방 사무 이양에 포함돼 지원되기 때문에 자치경찰교부세 신설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연구진은 먼저 담배 개별소비세를 재원으로 하는 소방안전교부세와 같이 주세를 재원으로 하는 자치경찰교부세를 신설하는 방안이 실현된다면 연간 1천300억원 상당의 자치경찰사무 예산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치단체에서 일반재원처럼 쓰이는 보통교부세 활용도 검토됐다. 현재 교부세 법정률인 19.24%에 자치경찰사무 지원에 들어갈 재원보전분 등을 더해 상향하되 별도 칸막이는 설치하지 않는 방식이다.

 

교통 관련 과태료나 범칙금을 이양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연간 과태료의 약 20%를 자치경찰사무 예산으로 확보하는 계획이다.

 

이밖에 자치경찰사무 지원을 위한 목적세로써 지역자원시설세를 조례에 따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제언했다.

 

국내외 사례도 분석됐다. 제주자치경찰은 2006년 도입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인건비와 운영비 일부를 국가에서 지원받고 있다.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경우 경찰활동 재정의 주요 세입원이 보조금과 지방세로 구성되며 보조금 비율은 66∼72%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자치경찰 재원을 지방교부세로 지원, 경찰 인력과 비용을 수요로 산정해 공식에 따라 자치단체에 일괄적으로 교부한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주·지방정부의 범죄율과 인구수 차이를 반영해 주별로 사법치안보조금을 주고 있다.

 

연구진은 "재정 분권 모델이 중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치안 역량의 균질성 확보 문제가 대두할 여지가 있고 경찰청이 감독하기 어렵다"며 "이번 연구로 자치경찰 재원확보 방안과 중앙-지방 간 재정 분담체계 마련에 관한 연구가 정교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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