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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최저에도 못 웃는 은행권…‘코로나 착시효과’ 여전

금융감독원 9월 말 부실채권 비율 발표
3분기, 전분기말 대비 0.03%p 하락
9월 종료 예정이던 코로나 지원 영향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 3분기 기준 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로 실제 부실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데 따른 ‘착시 효과’란 해석이 제기된다.

 

7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의 9월 말 부실채권 비율이 전분기말 0.41% 대비 0.03%p 하락한 0.3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부실채권이 전분기말 대비 6000억원 감소한 9조7000억원이었으나, 총여신이 무려 65조9000억원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기업여신이 전체 부실채권의 82.8%에 해당하는 8조원이었고 가계여신과 신용카드 채권이 각각 1조5000억원, 1000억원이었다.

 

3분기 중 발생한 신규 부실채권은 전분기 대비 1000억원 증가한 2조5000억원이었다.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 1조8000억원, 가계여신 신규 부실이 600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1000억원씩 늘었다. 신용카드 신규 부실의 경우 1000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변화가 없었다.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은 좋아졌다. 올해 3분기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전분기 말 205.6% 보다 18.3%p 상승한 223.9%였다. 은행들이 대내외 경제충격에 대비해 꾸준하게 충당금을 쌓아놓은데 따른 결과다.

 

금융업계는 3분기 부실채권 비율 축소는 당초 9월말 종료 예정이던 정부측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한 차례 더 연장된 것에 따른 착시효과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코로나19) 금융지원 관련 상환 능력이 떨어진 차주 대상 원리금 상환 유예가 당장 드러날 부실을 감추는 효과를 내는 것은 우려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다만 금감원은 현재까지 국내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부실채권비율이 지속 하락하면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에 따른 지표 착시가능성,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해 본연의 자금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것”이라며 “특히 연말 결산 시 충당금 적립이 미흡한 은행 등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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