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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공공기관장 80% '관피아'가 점령

공공기관 재취업 통로로 이용 문제

(조세금융신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퇴직 관료가 유관 기관에 재취업하는 ‘관(官)피아’ 논란이 커지면서 공직사회의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공공기관 30곳 가운데 관료 출신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기관장 중 80%가 앞서 공공기관의 주무부처에서 활동한 고위급 공직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들 고위관료들이 퇴직 후 동종업계 재취업은 2년 간 막아놓은 반면, 산하기관 진출은 예외라 재취업의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 정부들어서도 '관료' 출신들의 보은인사, 낙하산 인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낙하산 인사가 없을 것이라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에서 '관피아' 문제 해결을 강조한 만큼 앞으로 낙하산 인사 관행이 얼마나 개선될지 주목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30개 공공기관의 관료 출신이 기관장을 맡고 있는 곳은 총 15곳으로 나타났다.


또 15명의 기관장 중 현 공공기관의 주무부처에서 활동하다 넘어온 인물은 12명으로, 전체의 80%에 달했다.


주무부처별로는 산업통상부와 국토교통부가 4명씩 산하 기관에 인력을 내려 보내 가장 많았고, 이어 해양수산부 3명, 기획재정부 1명 등의 순이었다.


기관장의 상당수가 산하 기관 수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은 공직자윤리법에 퇴직일부터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은 2년간 부서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간기업체 등에는 취업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는 반면, 산하기관에는 관련 금지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즉, 주무부처 산하 공공기관들은 고위관료들이 민간업체로 적을 옮기기 전까지 이들에게 억대 연봉과 함께 시장의 중심기류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세월호 참사 후 정부가 앞장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철폐를 위해 공직자의 재취업을 크게 제한하는 대책을 발표하면서 가뜩이나 늦어지는 관가 인사는 둘째 치고 퇴직 후 돌아갈 길이 사라지면서 ‘멘붕’ 상태에 직면했다는 탄식도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부 출신 중 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한국전력공사 조환익 사장과 한국수력원자력 조석 사장, 한국중부발전 최평락 사장, 한국광물자원공사 고정식 사장 등이 있다.


한국전력공사 조환익 사장은 앞서 산업자원부 차관을 지낸 후 2012년 12월 한국전력공사에 오기 전까지 한국수출보험공사와 KOTRA(대한무역진흥공사)에서 사장을 역임했다. 조 사장의 올해 기본급으로 책정된 연봉은 1억3518만 원으로 15개 기관장 중 가장 높다.


지난해 3월까지 지식경제부 2차관을 역임한 조석 사장이 원전비리로 홍역을 치른 한국수력원자력의 수장으로 활동 중이고, 산업자원부 재정기획관과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최평락 사장이 한국중부발전에 자리 잡았다.


두 사람 모두 올해 기본연봉은 1억2176만 원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는 고정식 사장이 있다. 고 사장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정책 본부장과 심의관을 거쳤고 연봉은 1억230만 원이다.


국토교통부 출신은 부산항만공사 임기택 사장과 울산항만공사 박종록 사장 한국감정원 서종대 원장, 한국토지주택공사 이재영 사장 등 4명이다.


임 사장은 국토해양부 해사안전정책관 등을 거쳤고, 박 사장은 국토해양부 해양정책 국장을 역임했다. 올해 기본연봉은 1억2076만 원으로 동일하다.


서 사장은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과 국무총리실 세종시기획단 부단장 등을 거쳤고, 이 사장은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 실장 출신이다. 기본연봉은 각각 1억1895만 원과 1억774만 원이다.


해양수산부 출신은 여수광양항만공사 선원표 사장과 인천항만공사 김춘선 사장, 해양환경관리공단 곽인섭 이사장 등 3명이 있다.


선 사장은 국토해양부 인천지방해양항만청장과 해사안전정책관 등을 거쳤다. 김 사장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을 역임했고, 곽 이사장은 국토해양부 물류항만실장 등을 거쳤다. 세 사람 모두 올해 기본연봉은 1억2076만 원으로 결정됐다.


이 밖에 올해 1억937만 원을 받는 한국조폐공사 김화동 사장은 기획재정부 FTA국내대책본부장과 재정정책국장을 지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 김석기 사장은 경찰 출신이고, 한국지역난방공사 김성회 사장은 육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김한욱 사장은 국가기록원 출신으로 관료 출신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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