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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HMM 본입찰, 성사될까…“헐값 매각 안돼” vs “해운 업황 고려”

23일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 실시
하림-동원 양자대결로 갈 듯
문제는 예상가격…현 시세 기준 예정가격 정할 듯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늘(23일) 열린다.

 

최대 관심사는 KDB산업은행 측의 예정가다. 산은이 매각 예정가를 얼마 정도로 책정하느냐에 따라 거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한군해양진흥공사가 지난 9월 시작한 HMM 실사를 마치고 이날 본입찰에 나선다.

 

후보자는 지난 9월 입찰적격후보(숏리스트)에 오른 하림, 동원, LX그룹이다. 세 그룹은 지난 9월부터 이달 초까지 본입찰을 위한 실시를 진행해왔다.

 

이번 본입찰은 하림과 동원 양자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후보인 LX측은 해운업 불황 등 이유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하더라도 낮을 가격을 적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만 참여할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문제는 가격이다.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43조에 따르면 상장법인이 발행한 주권을 처분할 때 그 예정 가격은 ‘평가기준일 전 1년 이내의 최근에 거래된 30일간의 증권시장에서의 최종 시세가액을 가중산술 평균하여 산출한 가액’으로 정한다.

 

원매자들이 제출한 가격이 예정 가격에 미치지 못하면 결국 본입찰은 유찰되는데, 최근 HMM 주가가 대폭 올랐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주식 3억9879만156주를 모두 매각할 계획인데 현 시세 기준 매각 대상 주식의 예상가격은 6조원을 넘어선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20~30%)까지 합하면 매각가는 7조원~8조원으로 추산된다.

 

하림과 동원 두 그룹 모두 자력으론 HMM 인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단위의 외부 자금을 끌어와 시장이 예상한 예상가격을 맞출 수 있다.

 

하림은 그룹 해운 계열사인 팬오션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에 착수했다. 팬오션의 현금 자산을 활용하면서 선박 자산 유동화, 영구채 발행 등 방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재무적투자자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를 통해 대략 6조5000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원의 경우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전환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방법으로 약 3조원 수준의 자금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 그룹의 자금 조달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결국 유찰될 확률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선 단순 주가뿐 아니라, HMM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97% 급감하는 등 해운 업황이 크게 악화된 점도 고려돼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산은의 입장도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HMM노조가 유찰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예상가격을 현 시세보다 낮게 책정할 경우 매각의 정당성이 상실될 수 있고, 저가 매각을 강행해 특정 기업을 밀어주려 했다는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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