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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 못 믿는 이유는…대우조선 손실 언급 불구 매도 의견 '0'

삼성, 교보, SK 등 5곳, '매수' 의견 제시…'보류'도 2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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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국내 증권사 중 2조 원대 대규모 영업손실을 예고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낸 곳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6월25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의 해양플랜트 관련 손실을 언급한 뒤에도 매도 의견을 제시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2분기 손실을 언급한 뒤 10개 증권사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12건의 리포트를 냈지만 오히려 투자의견 매수와 중립을 제시한 것도각 5건에 달했다. 나머지 2건은 보류 의견을 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정 사장의 기자간담회 다음 날인 26일 'CEO 기자간담회 개최. 해양부문 충당금 발생 가능성 열어둬'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투자의견은 매수를 제시했다.


삼성증권도 27일 '두 가지 불확실성 중 하나는 해소'라는 보고서에서 "2분기 실적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빅 배스(Big Bath)가 우려된다"고 밝혔지만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7월 들어서도 증권사의 매수 보고서는 줄을 이었다. 하이투자증권은 6일 "빅배스를 가정해 BPS(주당순자산가치)와 목표가를 하향하지만 향후 LNG선 건조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유효하다"며 매수 의견에 목표가로 2만5000원을 제시했다.


이어 10일에는 미래에셋증권이, 13일엔 교보증권, 14일엔 SK증권이 잇달아 매수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발행했다.


특히 지난 14일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이 기정사실화된 뒤에도 증권사들은 리포트에서 매수 의견 대신 중립이나 보류 의견을 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13일 1만3300원에서 5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 20일 7450원까지 떨어져 투자자들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14.36% 오른 8520원으로 마감해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대규모 손실을 예고했는데도 매도 리포트가 나오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투자자들은 증권사 리포트를 참조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성립 신임 대표이사가 회사의 직접적인 손실을 언급했음에도 매도 리포트 발행에 인색한 것은 투자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매수를 권유할 때 국내 대표적인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을 대량 매도, 지분율을 7.09%에서 4.0%로 3.09%포인트 떨어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매도 시점은 5월8일과 6월1일, 11일 세 차례로 정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기 전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지난 3월 2만1600원까지 올랐다가 20일 종가 기준 7450원까지 65.5%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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