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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매각 본격화…KB금융 행보 관심

KDB자산운용 패키지 매각 등 시나리오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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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자본총계 4조2천억원대의 증권업계 2위 대우증권 매각전이 본격화되면서 증권업계의 판도변화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증권의 보통주 43%를 보유한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8월말 종료가 예상되는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끝나는 대로 대우증권의 매각에 나 설 계획이다.


금융권은 정부 측 매각 의지에 대한 회의론도 있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이 짜고 있는 매각 방안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국내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 순자산 2위인 대우증권이 새 주인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오는 9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4대 정책금융기관 재정립 방안을 발표하면서 대우증권을 포함한 산업은행의 금융자회사 매각 방안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현대증권 매각이 완료되기 전까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증권이 업계 판도에 영햐을 줄 수 밖에 없는 선두권 증권사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투자은행(IB)업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매각 시나리오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대우증권과 함께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산업은행의 자회사는 KDB자산운용과 KDB캐피탈, KDB생명 등이다. 이 가운데 KDB생명은 소유주가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이므로 매각 주체가 다르고 재무적투자자(LP)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대우증권과 묶기보다는 따로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은 세 곳 가운데서는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을 묶어 패키지로 파는 시나리오가 IB업계를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KDB캐피탈까지 3개 회사를 묶어 팔기에는 너무 '덩치'가 크기 때문이다.


또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산업은행 보유 지분 43%중 일부인 30%+1주를 매각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이 매각하려는 대우증권의 지분인 1억4048만1383주를 24일 시가(주당 1만5350원)로 계산하면 2조156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6천억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KDB캐피탈까지 묶어 판매한다면 부담이 커져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 KDB자산운용이 원래 대우증권의 자회사였던 점도 두 곳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방안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여러 회사를 묶는 것만이 아니라, 지분을 '나누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금융지주사가 상장사를 자회사로 편입시킬 때 필요한 최소 요건인 30%+1주만 묶어 팔고, 나머지를 나눠 판매하는 식이다. 다만, 이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크게 받아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도 매각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 대우증권의 매수 후보로는 KB금융지주와 중국의 금융그룹인 시틱(CITIC) 등이 거론된다.


금융권은 KB금융이 은행에 편중된 자산 구조를 다각화하는 방안으로 대우증권 인수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의 증권계열사인 KB투자증권의 경우 순자산 5,764억 원 규모로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자본금 2위 순자산 1위인 NH투자증권을 제치고 1위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다.


특히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비중이 24% 수준으로 늘어난다.


현재 KB금융측은 아직 대우증권 매각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매각 방법과 시기가 발표된 뒤에나 검토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외 인수후보는 국내 사모펀드와 외국사 중 중국 시틱을 비롯한 중국계 금융그룹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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