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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어닝쇼크'에도...증권가, "실적 개선 진행 중"

일부는 목표가 상향…"3분기부터 반도체 업황 둔화" 관측도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삼성전자의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는 비메모리 부문 등의 부진 때문이며 메모리 업황 반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진행 중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03% 감소했는데,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인 3조7천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적자 폭은 2조∼2조2천억원대로 크게 줄었다고 추정했다. 특히 D램은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낸드는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고, 모바일경험(MX)과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 역시 실적이 부진해 큰 폭으로 '어닝 쇼크'가 발생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부문은 고정비 증가, 수율 부진, 8인치 파운드리 시황 악화 등으로 인해 9천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활 가전 부문은 수요 부진 등에 따라 전분기 대비 영업적자 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따른 영업비용이 여전히 크고, 수요침체로 VD·가전이 적자를 기록했다"며 "파운드리도 선단 공정의 낮은 가동률로 인해 적자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좀 더 탄력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가격 급등과 가동률 상승이 동시에 진행될 때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파운드리의 경우 4나노(㎚) 이하 선단 공정은 여전히 가동률이 낮은 상태에서 성숙 공정의 경우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올해도 수익성 회복에는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실적 개선 추세가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으나 공격적인 출하에 따른 재고 감소는 긍정적"이라며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회복 속도는 제한적이지만 최근 메모리 판가 상승, D램 흑자 전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회복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8만3천원→8만7천원)과 BNK투자증권(8만2천원→8만6천원) 등 일부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느리지만 업황 바닥은 지나 개선 중이며 상반기에 선진국 금리 인하 사이클로 진입한다면 연말부터는 본격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은 주당순자산(BPS) 적용 기준을 2023년에서 2024년으로 변경했기 때문이지 반도체 업황에 대한 견해 상향이 아니다"라며 "반도체 업황은 3분기부터 둔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 28조2천억원에서 27조원으로 소폭 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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