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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교수의 병의원 경영 컨설팅 ⑤]


미션과 비전은 직원을 뽑고 평가할 때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직원이 열 명 미만일 때는 사실 채용이나 인사고과, 승진, 연봉협상 등 중요한 인사관리를 원장이 직접해도 무리가 없다. 같은 업무 공간에서 대면 접촉이 자주 있는 편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성과나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열 명이 넘어가고 여러 부서가 생기면 원장이 모든 직원을 면접하여 채용하고, 고참부터 신입직원까지 모두 기억하면서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5명의 전문의가 있는 산부인과에서 대표원장이 외래, 병동, 신생아실, 분만실, 조리실, 원무과, 행정실 등 100 여명의 직원들 성과를 한 명씩 각각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해결책은 위임이다. 각 부서장에게 채용과 평가를 위임하고, 원장은 각 부서장들을 평가하면 된다. 하지만 위임을 할 때 어떤 기준으로 채용하고 평가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원장은 많지 않다. 설사 위임하더라도 나중에 자신이 다시 채용 면접을 하거나 평가를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고, 못 미더워서이다. 
  
이럴 때 미션과 비전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채용 공고를 어떻게 낼까라는 고민에 대한 답은 바로 우리 조직의 존재 이유와 목표를 밝히는 것이다. 면접 기준과 성과 평가 지표 역시 미션과 비전에 부합하면 바로 훌륭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서울대학교 병원의 미션과 비전이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면 이에 부합하는 인재를 채용하고 승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채용 기준과 성과 평가 지표(인사 고과 항목)에 세계에 내 놓아도 될 만한 연구 성과 혹은 서비스 프로세스 등의 평가 항목을 만들면 바로 미션과 비전에 부합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규모가 있는 영리기업은 물론 정부, 공기업 등 대규모 조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사 평가 방법으로 다면평가가 있다. 전통적인 인사 고과가 상급자가 하급자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데 반해 다면평가는 상급자 평가, 동료 평가, 하급자 평가 등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한다. 

또한 평가 항목 역시 단순히 성과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역량까지도 질문에 포함시켜 평가 결과가 나온 다음에 스스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향후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까지 연결할 수 있다 
이렇듯 그 취지가 좋고 활용성이 높지만 막상 의료계 현실을 보면 제대로 정착된 곳은 몇 몇 대학병원을 제외하고는 많지가 않다. 평가 항목들이 대부분 다른 조직에서 사용되는 것들을 편집하여 지표로 만들다 보니 그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조직의 목표를 잘 이해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항목이 있다고 하자. 조직의 목표를 잘 모르는 직원들이 이 항목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다면평가의 항목을 만들 때는 우선적으로 미션과 비전을 만들어 이를 공유하는 작업이 먼저다. 그 다음 이를 채용기준이나 인사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방법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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