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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상권에 맞는 업종 선택해야

(조세금융신문=이준혁 희망창업연구소 소장) 외식이란 집이 아닌 외부의 식음 서비스를 이용하는 행위이고, 외식업이란 그러한 식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을 말한다. 결국 외식업이란 외식활동에 대응하여 성립된 일단의 산업군으로, 식생활에서 외식의 범주에 연관된 산업이다.


종래의 요식업, 접객업, 음식점업 등으로 불리던 음식점 영업은 전체적인 시장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단순히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음식과 서비스 제공, 분위기 연출, 가치 창출 등을 상품으로 제공하는 오늘날의 외식산업으로 발전했다.


외식업의 전통적 의미는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변화되어 왔다. 과거 식당은 고객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일정한 공간, 즉 홀이 있는 일반적인 식당을 일컫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식당에 대한 전통적 개념이 깨지고 있다.


포장(to-go)만을 전문으로 하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점 등과 같이 홀이 없는 외식업이 생겨나고, 한 곳에서 대량으로 음식을 만들어 외부의 공사 현장이나 특정 고객에게 공급하는 주문배달업(remote foodservice), 외부의 특정 공간에 음식과 서비스 등의 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출장연회업(outside catering) 등이 홀 공간 없이 뜨고 있다.


한편 음식물 조리나 보관, 포장 등에 대한 기술과 공정이 발달함에 따라 외식업과 소매업의 구분이 모호해지기도 한다. 동전만 넣으면 먹을 것이 나오는 자판기도 있고,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도 조리된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식당에서나 먹을 수 있던 음식을 간편하게 포장해 가정에서도 먹을 수 있게 만든 가정대용식(HMR :Home Meal Replacement)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외식상품도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외식업은 제조업인 동시에 서비스업이며 인간의 기본 욕구를 다루는 복합 산업으로, 제조업과 다른 특성이 있다.


먼저 전통적인 개념이든 새로운 개념이든, 외식업은 서비스 부문과 제조 부문이 결합된 매우 특이한 산업 분야로서 만드는 곳, 파는 곳, 사용하는 곳이 대부분 한 장소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 이를 ‘생산과 소비의 동시성’이라고 하며, 이에 따라 복잡한 세 가지 공정을 일정 시간 내에 원활히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피드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또 다른 특성은 고객이 대부분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고객이 확정되어 있는 학교나 단체급식은 고객 수가 매일 일정한 편이지만, 대부분 식당을 이용하는 고객 수는 매일매일 다르다. 물론 그 수가 많든 적든 항상 균질한 음식을 손님에게 제공해야 한다. 고객의 수를 잘못 예측하면 많은 양의 음식과 식재료를 버려야 할 수도 있다.


낭비되는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고객 예측이나 재고 관리 및 영업 관리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고정 고객, 즉 단골손님(loyal guest)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사업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식업은 또 노동집약적인 사업이다. 식당에도 많은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고 있으나, 식음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는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하다.


그러므로 어느 산업보다도 인력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숙련된 종업원의 이직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업원의 사기 진작과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이다. 외식업은 인근지역 내 거주하고 통행하는 고객을 얼마나 내 고객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는 지역 밀착형 산업이다.


그러므로 같은 콘셉트, 같은 규모의 식당일지라도 입지에 따라 그 성과는 상반되게 나타난다. 지역 상권과 지역 거주민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에 따른 분석이 필요하다.


상권에 맞는 업종 선택

옷이 아무리 예뻐도 몸에 안 맞으면 입을 수 없다. 상권에 안 맞는 업종을 선택하면 빨리 실패에 이른다. 상권에 따른 업종 선택의기준은 다음과 같다. 중화요리점과 일식집은 500m 이내 5,000~1만 명 이상의 상주인구가 있어야 한다. 한식전문점으로 성공하려면 200m 이내 2,000명 이상 유동인구가 있는 곳에 자리 잡아야 한다.


패스트푸드점은 반경 2m 이내 2만~3만 명의 젊은 층 유동인구, 패밀리 레스토랑은 5m 이내 4만 명 이상의 상주·유동인구, 커피숍은 500m 이내 5,000명 이상의 주간 유동인구가 있는 곳이 유리하다. 요즘 경쟁이 심한 치킨집의 경우 반경 2km 이내 2,000가구 이상의 아파트·주택단지나 5,000명 이상의 상주·유동인구가 있는 지역이 좋다.


후보지를 찾아다녀도 답이 안 나올 경우 상주·유동인구로 점포의 가치를 매기면 쉽게 풀릴 수 있다. 유동인구의 숫자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의 흐름도 중요한 요소이다. 특정 위치를 지나는 통행인과 차량의 수를 확인한 뒤 이를 상, 중, 하 세 단계로 분류한다. 아침, 점심, 저녁 등 시간대별로 조사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성별, 연령별, 시간대별, 요일별 통행인 수를 관찰한다. 그러면 음식점을 차리려는 상권이 주간상권, 야간상권, 고정상권, 유동상권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상권 내 인구수, 가구 수, 가족구성원 수, 주거 형태 등 통계자료를 뒤져본다. 덧붙여 경쟁 식당의 이용객 수, 계층, 가격대, 매장 콘셉트 등을 파악하고 향후 주변 상권의 확대 또는 축소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참고로 여성보다 남성이, 자녀가 있는 가정보다 미혼이나 신혼부부가 일반가정보다 맞벌이 부부가 외식을 더 자주 한다. 주 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발달한다. 상권이 확장되면 주변 지역이 부수 상권이 된다. 주 상권이 장사가 잘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부수 상권에서도 조금만 노력하면 불리함을 이길 수 있다. 부수 상권은 점포 임차보증금이나 권리금이 싸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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