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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옥시 英본사 임원 8명 검찰 고발

본사가 사건 은폐를 지시했을 경우 처벌가능

(조세금융신문=하지연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레킷벤키저 영국 본사 이사진 8명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을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는 영국 레킷벤키저의 CEO 라케쉬 카푸어를 포함한 이사진 8명을 살인·살인교사·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옥시가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을 넣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데에는 본사 책임이 있다""1998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시행된 바이오사이드 안전관리 제도를 옥시가 한국옥시에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옥시 본사가 대학·연구기관 등에 가습기살균제의 인체유해성에 대해 조작·은폐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의뢰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 압수수색 전에 임원 이메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민변 황정화 변호사는 “530일에 집단민사소송을 예정했는데 소멸시효 문제가 제기돼 2주 앞당긴 16일에 소송을 접수하겠다현재까지 참가하는 피해자수는 121명이고 원고인 수는 271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옥시가 레킷벤키저에 인수되기 전부터 유독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했기 때문에 레킷벤키저에 살균제 제조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레킷벤키저가 각종 증거인멸 등을 지시·주도했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입장이다.

 

한편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 아타 사프달은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을 위한 포괄적 보상안을 마련했음을 밝히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피해자유가족연대는 옥시에 100번 넘게 전화를 걸어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했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검찰조사가 시작되자 이제 와서 언론을 통해 간접 사과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사죄인가라며 질책했다


이어 기자들에게 연락해 기자회견을 한다면서 피해자들에게는 사과의 뜻이 담긴 메일 한 통이라도 보냈느냐, 뉴스를 보고서야 알게됐다자식을 잃은 슬픔을 아느냐, 자식을 내 손으로 서서히 죽인 기분을 아느냐며 옥시의 사과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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