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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0대기업 투명성 공개, 정부에 등떠밀려 하는 수준

대기업 중 투명성 '매우 좋음' 등급 0곳

(조세금융신문=하지연 기자) 한국투명성기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한국 50대 기업 투명성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 조직투명성부문에선 뛰어났지만, ‘반부패금융정보공개부문에서는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나서서 정보 공개를 강제하고 있는 조직투명성부문에서는 글로벌 기준 최상위 수준을 기록한데 비해 자율 부문인 반부패금융정보공개부문에서는 소극적이란 점에서, 현재 기업들의 투명성 제고 의지는 정부의 강제에 등 떠밀린 수준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투명성 기구는 기업들이 공시 제도 등으로 강제성이 부여되지 않으면 정보 공개를 꺼려 투명성이 악화될 개연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사의 결과는 부패방지 프로그램, 기업조직 투명성, 국가별 보고 등 세계투명성기구가 설정한 세 가지 영역, 26개 질문에 대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글로벌

대기업

개발도상국

기업

한국

기업

전체

3.8

3.6

4.2

반부패프로그램

7

4.6

5.6

조직투명성

3.9

5.4

6.9

국가별보고

0.6

0.9

0.14

 

전반적으로 한국의 기업정보공개 투명성 점수(10점 만점 기준)4.2점으로 글로벌 대기업(3.8)과 개발도상국 기업들(3.6)에 비해 높았다.

 

특히 조직투명성부분에서는 6.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조직투명성은 회사가 출자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이름을 완전히 밝히고 모회사의 통제력영향력을 공개하는지의 지표다.

 

이에 대해 한국투명성기구는 재벌그룹 위주의 경제 구조라는 한국만의 독특한 기업 지배구조가 이 같은 결과를 만든 핵심 이유라며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오너가 각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명단을 밝히는 것이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명백하게 하는 것과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정보 제공에서는 0.14점으로 한국이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금융정보의 경우 법적 공개 의무사항이 아니다보니 50대 기업 중 겨우 9곳만이 정보를 공개했다.

 

투명성기구는 "조직 투명성에서 높은 점수가 나온 것은 공시 제도 덕택이었지만 다른 부문에서는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기업 가운데 투명성이 '매우 좋음' 등급으로 나타난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한국전력공사만이 유일하게 '좋음' 등급을 받았다.

 

반면 투명성 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된 대기업은 농협금융지주 대한항공 삼성물산 신한금융지주 한화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효성 CJ GS칼텍스 산업은행 기업은행 LS SK하이닉스 등이었다.

 

한국투명성기구 이상학 상임이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문제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업정보를 공개해야 하며 정부와 국회에서도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정책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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