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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현대重, 어디까지 ‘가나’…분사 거부한 사무여직원 용접·도장 현장 배치

해마다 산재 사망 사고 중 전반 이상 차지

(조세금융신문=유명환 기자)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구조조정 대상 범위에 사무직 여직원을 포함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최근 총무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직원을 용접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 따르면 사측이 총무부 복사실의 분사를 미동의한 여직원들을 생산현장으로 전환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여직원은 현장 경험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정규직들도 꺼리는 용접, 도장 등의 위험한 작업 현장으로 부서배치를 받았다. 이들이 배치된 용접과 도장 부서는 해마다 각종 인재사고가 자주 나는 현장이기도 하다. 

각종 사망사고 중심인 부서로 배치 

실제 올해 현대중공업에서 도장 부분에서 5명의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도장 부분을 맡은 사내하청업체인 효성 ENG 소속 노동자 이 모(57) 씨는 지난달 16일 근무 도중 머리와 가슴 통증을 호소해 울산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저녁 숨졌다. 

이 씨는 선내에 페인트를 스프레이로 분사한 뒤 남아있는 부분을 붓으로 직접 칠하는 ‘붓도 장’ 작업을 마친 직후 갑판 상부로 나와 쉬다 변을 당했다.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17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하청업체 안전 전담자 우 모(58) 씨 역시 어지러움을 호소해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용접 부서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산업재해로 사망한 조선업종(선박건조·수리업) 근로자 수는 13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여수시 남산동에 위치한 조선소에서 용접 작업 중이던 직원이 가스 폭발로 튕겨져나가 10m 바다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대우조선해양에서도 지난해 8월 옥포조선소 2도크 내 건조 중이던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 근로자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최근 사측이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총무부 복사실의 분사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거부한 여직원들에게 용접과 도장 현장으로 부서를 배치했다”며 “이는 사측이 반인권적인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문적인 기술과 각종 자격증이 필요한 부서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건도 갖추지 않은 여직원을 이동시킨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본인이 직무 전환을 동의했으며, 현재 자동용접부분과 도장 등에 대한 교육을 받기 위해 대기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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