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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문제,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먼저다

(조세금융신문=오문성 교수) 2016년 3월 기준 가계부채가 1224조원을 기록하고 그 증가속도도 가파르다고 알려지고 있다.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의 규모가 2015년 1분기에 138%이던 것이 2015년 3분기에는 143%로 증가되고 제2
금융권대출과 다중채무자의 숫자도 증가되어 가계부채의 총액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2014년 2월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통하여 당시 134%이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규모를 3년 내 5% 줄이겠다고 했지만 상황이 쉽지 않게 보인다. 이러한 심각성 때문에 최근에는 가계부채가 시한폭탄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정부는 가계부채의 70%를 소득 상위 20%의 고소득층이 부담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1% 미만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2006년부터 시행되어온 LTV(주택담보인정비율)과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적용,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는 고정금리로 변경하고 일시상환을 원리금분할상환방식으로 바꾸는 등의 정책을 통하여 관리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가계부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첫째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 가계부채 중 60%를 넘은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가격 폭락시 담보가격 하락으로 인한 금융권의 부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자영업자, 저소득자, 고령자의 대출과 관련한 위험성이다. 2014년 3월말 기준 자영업자의 평균부채는 1.9억 원으로 전체가구 평균보다 2800만 원 많으며, 가처분 소득대비 부채비율도 전체가구평균보다 30%나 높은 240%라고 한다. 그리고 저 소득자와 50세 이상의 고령자의 경우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소득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계층이라는 공통적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셋째,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1.25%이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라고 할 수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는 역사상 경험해보지 못한 초 저금리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시기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우리의 금리도 인상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다. 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이 온다면 현재의 가계부채수준은 한국경제에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더욱 근본적인 문제점은 가계부채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DB)구축이 아직까지 미흡하다고 하는 사실이다.


가계부채는 그 규모도 당연히 중요한 정보이지만 그 가계부채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소득과 자산에 대한 정보가 같이 주어졌을 때 그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파악할 수 있다.
가계부채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아직 구축되지 않았다는 것이 위에서 지적한 몇 가지 문제점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오문성 교수 프로필]

▶ 한양여자대학교 세무회계과 교수

▶ 법학박사, 경영학박사,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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