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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도입 카톡뱅킹 은행권 수수료 타격 불가피

10만원 이하 소액결제 시장 30% 장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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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 이용자가 1억4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이 도입하는 카톡뱅킹 출범이 한달 여 앞으로 바싹 다가오자 은행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빠르면 9월 선보일 카카오톡 지갑 '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가 금융기관의 수수료 수익 감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권은 당장 수수료 수익 감소보다는 소액결제 활성화를 통해 신시장을 개척할 경우 카카오톡과 은행이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톡 누적 가입자는 지난 4월 말 현재 1억4000만 명에 국내 이용자 수만 3700만 명에 달하는 가운데 카톡 뱅킹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 전망되면서 은행권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톡뱅킹은 '뱅크 월렛 카카오'라는 앱을 통해 메시지 보내듯이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오는 9월 이 서비스가 본격 도입되면, 사용자는 카카오톡에 가상의 지갑을 만들어 놓고 다른 사용자와 돈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에 해당 앱을 설치 후 은행 계좌를 공인인증서로 등록한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이후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다.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를 통한 현금 인출 및 온·오프라인 매장 결제도 가능해진다. 다만 오늘 송금한 금액은 다음날 통장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루 충전 한도는 50만 원이며 이체 한도는 10만 원 소액 대상이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15개 은행이 카톡 뱅킹에 참여하고 있지만, 은행업계는 카톡 뱅킹이 은행의 수수료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엄청난 이용자수와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한  카카오톡이 소액결제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초저금리 시대에서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수수료 수입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의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의 특성상 금융회사 고유의 결제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은행권에 위협적인 존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이 당초 카톡 뱅킹 서비스 개발의 취지"라며 "시중 은행과 힘을 합쳐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카카오와 은행간 협업을 통한 윈윈이 카톡 뱅킹 서비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객에게 새롭고 더 편리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대승적 차원의 측면이지 카카오가 직접 금융업에 진출해서 은행과 경쟁하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 일축했다.

 

은행 관계자도 "그동안 은행 고유 권한인 입출금 서비스였지만 모바일 메신저를 합친 것은 카카오와 시중 은행 모두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송금과 결제 서비스가 은행 고유의 시스템을 통해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융서비스업자가 아니면 지급결제 수단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국내 은행들이 카카오톡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페이스북이 미국과 싱가포르에서 소액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이메일 송금 서비스를 일찌감치 시작한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결제 대행사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므로 국내은행들과 카카오톡이 협업해 만든 뱅카서비스는 알리바바·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알리페이가 한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만약 국내 400여 온라인 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있는 알리페이가 국내 결제시장을 직접 공략하게 되면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은행권이 수수료 부분을 뺏기는 것은 맞지만 은행들이 손해 보면서 서비스에 동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카카오톡의 대규모 이용자 수로 인해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정재우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카카오톡이라 불리는 '위챗(WeChat)'이 금융업 기반의서비스는 물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지불결제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점을 참고할 때, 유저간 자금이체 서비스인 '뱅크 월렛 카카오'의 출시가 국내 지불결제 사업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가 금융기관의 시장점유율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최근 산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ICT업계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시장영향 분석'에 따르면 “금융당국에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의 보안심의를 신청한 카카오의 경우 '네트워크 효과'로 단기간 내 서비스 확산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송금절차가 기존 시중은행 모바일뱅킹에 비해 절반에 가까워 편의성이 대폭 증가돼 빠른 속도로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은경제연구소는 스마트폰 및 SNS 영향력 증가, 빅데이터 활용성 강화 등의 영향으로 ICT 기업을 포함한 비금융기관의 금융업 진출 기반이 확대되면서 이들의 결제시장 점유율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미국의 경우 오는 2020년에 비금융기관들이 기존 은행권 시장점유율의 약 30%를 잠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ICT 기업 등 비금융기관과 온라인은행 등 신종 금융기관의 은행권 시장점유율 잠식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경우 규제 등으로 비금융기관의 급격한 시장점유율 확대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지급결제 분야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은행 송금 시장에서 10만원 이하 비중이 최대 30% 수준에 달해 소액송금에 특화된 카카오 등 ICT 기업의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기존 금융기관들은 업계 변화에 대한 위협과 기회를 인지하고 이를 사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며 "기존 사업영역을 방어하기보다 신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찾고, 온라인 및 모바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SNS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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