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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효율적 해외투자로 활용해야"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슈 분석' 통해 밝혀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최근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로 불어나면서 이를 효율적인 대외투자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행된 '자본시장포커스'에서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효율적인 대외투자로 이어져야'라는 제목의 이슈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8년부터 작년까지 한 해도 예외 없이 흑자를 기록해 18년간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587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불황형 흑자라는 우려 속에서도 지난해에는 명목GDP의 8%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당분간 이러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는 기초경제여건을 유지하고 대외건전성 강화에 큰 역할을 하며, 국내 외화유동성을 늘려 외채조달 필요를 줄이고 외화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낮게 한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는 투자가 저축보다 작다는 의미이며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저해할 수 있고 통화가치 절상압력을 가중시켜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환자산 증가도 꾸준히 늘었다. 1997년 외환보유액이 불과 204억 달러였는데 지난해에는 3680억 달러로 괄목할 정도로 늘었다.


민간부문 외화자산도 같은 기간 7배 이상 늘었다. 외화자산은 해외직접투자, 증권투자, 해외은행 예치금, 대출금 등 다양한 형태의 외화표시자산을 의미한다.


특히 이중 해외의 주식·채권에 대한 포트폴리오 투자는 20배나 증가했다. 이는 협소한 국내 금융시장을 벗어나 해외 선진국, 신흥시장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해외투자자산의 증가는 막대한 경상수지흑자로 인한 외화유동성을 해외로 내보내 전체적인 국제수지의 균형을 이루는데 도움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발판삼아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해외투자와 외화자산의 효율적 운용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해외투자 시 위험분산과 기대수익률 제고를 위해 지역별, 통화별, 상품별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과 함께 유의할 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환율변동에 따른 환리스크 관리다. “투자목적에 맞는 환헤지 전략을 추구하되 무조건 높은 환헤지비용을 들일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은 곧 해외투자 시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해외투자와 해외시장 공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기관들이 예대마진 수익과 주식위탁매매수수료에 기대온 결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인 해외투자와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답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이를 위해 오래 전부터 강조돼온 금융기관 대형화와 국제화, 국제금융 전문가 육성, 국제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분석능력 강화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차원의 민간투자에 대한 뒷받침도 강조했다. “외환당국의 외환보유액이나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 국민연금 등 공적기관의 해외투자 경험을 민간 금융기관과 공유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이어 “정부는 지나친 외환보유액을 가져갈 것이 아니라 적정한 수준을 유지해 경상수지 흑자로 벌어들인 외화자금이 시장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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