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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智)와 체(體)를 결합한 후반전을 준비하자

 

(조세금융신문) 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브라질 월드컵 경기가 끝났다.


한국 축구는 본선에 진출 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해설위원 이영표의 매 경기마다의 승부 예측은 축구팬들에 게 신선한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예선전 때 스페인의 예선 탈락, 코트디부아르의 일본전 승리, 이탈리아의 잉글랜드전 승리를 예상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경탄을 받았다. 나아가 일부 16강 승부 결과도 맞춤으로써 문어 영표, 신의 해설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영표의 경기 예측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공부에 매진한 결과다. 그는 선수시절부터 팀 내 ‘공부왕’으로 통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대표팀 관계자는 ‘비디오 분석관한테 가장 많이 찾아가 상대팀 비디오를 편집해 달라고 하여 가져다 보는 게 이영표’라고 했다.


은퇴 후에는 해설자의 길을 걷기 위해 더 많은 공부량을 소화했다. 그 결과 그의 해설은 방송사 시청률로 이어졌다.
 

이영표처럼 최근에는 운동선수들이 은퇴 후 공 부에 매진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공부 분야도 스포츠와 관련된 분야 외에 행 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한때 프로야구에서 강타자로 이름을 날린 마해영, 축구선수 출신 황선홍 감독은 체육 관련 석사 이상 학위를 마쳤다.


야구 행정가로 알려진 전근표는 잡지와 의 인터뷰에서 은퇴 후 1년간 잠을 줄여가면서 독서를 하고 도서관에 박혀 공부만 했다고 한다. 현재 그는 스포츠애널리스트협회 사무총장직을 겸하고 있다.


아직 은퇴 후 자신의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운동선수들도 있지만, 늦깎이 공부대열 에 합류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는 스포츠 선수들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추세다.


기본적으로 운동선수들은 체력이 강하다. 그래서 늦은 나이에 공부하더라도 일반인보다 덜 지치고, 학창시절 때 배움이 부족했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호기심이 누구보다도 많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지 (智)와 체(體)의 균형이 잡힌다.


샐러리맨도 중년 이후 다시 공부에 매진해야 하는 것은 운동선수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지식의 수명이 갈수록 짧아지고 퇴직 연령이 갈수록 내려가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 습득을 위한 공부는 필수다.


다만 의자에 앉는 생활만 하다 중년에 접어들면 은퇴 후 체력의 한계에 부딪혀 새로 운 공부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은퇴 후 인생 2막의 가장 큰 걸림돌은 체력이라는 답변도 있다. 이외에도 반평생을 공부만 했는데 은퇴 후 또다시 공부를 하려니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은퇴 후 몸을 쓰는 직업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난다.


퇴직 후 귀농, 도보 전문가, 목수, 보일러공, 조각 가 등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머리 보다는 몸을 쓰는 직종으로 옮겨간다.


실제로 도시농부학교나 귀농 준비 현장에 가보면 노후를 대비하는 많은 직장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으며, 지자체에서 준비하는 주말 농장은 매년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전 세계 최고의 교육열 속에 부모님의 회초리에 못 이겨 억지로 공부한 많은 사람들한테는 자연스럽게 정신노동보다 육체노동에 호감이 간다.


인생의 전기는 계획적으로 찾아오기도 하고 우발적으로 따라오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상상하지도 못할 인생의 2막이 펼쳐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데 이때 너무 지(智)에만 집중하지 말고 체(體)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정신과 육체는 따로 떼어낼 수가 없다.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수다.


은퇴한 운동선수들 체(體)에다 지(智)를 결합하여 멋진 인생 2막을 여는 것처럼 샐러리맨도 이제까지 쌓아온 지(智)에다 체(體)를 융합한다면 누구보다도 멋진 인생 후반기를 살 수 있다.


금융계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볼 때 재직 중에 도 많은 공부 양을 필요로 한다.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이지만, 운동이 수반되지 않는 많은 학습량은 자신의 몸을 알게 모르게 상하게 한다.


지금부터라도 조기축구에 가입을 하든 주말 농장을 경영하든 마운트 클라이밍을 하든 몸을 쓰는 일에 시간을 늘린다면 자신도 모르게 멋진 미래가 시나브로 내 앞에 다가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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