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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그룹, 일감몰아주기 관행 여전…수의계약 비중 88%달해

한국타이어·이랜드 등 9개사 100% 계열사지원

 

(조세금융신문)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면(일명 ‘일감 몰아주기’) 회사뿐 아니라 이에 관여한 총수일가도 검찰에 고발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지침'(이하 고발 지침)을 개정, 22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기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타이어, 이랜드, 태영 등 9개 그룹은 수의계약 비중이 100%였고, 대기업그룹 전체적으로도 수의계약 비중이 88%나 됐다.


대기업들은 경쟁입찰을 외면하는 자신들의 결정을 경영효율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변하지만, 중소기업의 시장참여와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상호출자제한 49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38개 그룹(금융계열사 제외)의 수의계약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8158건의 거래 중 87.8%인 7161건이 계열사와의 수의계약을 통한 지원이었고, 거래 규모는 무려 138조1272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입찰은 나머지 997건(12.2%)에 대해서만 이뤄졌고, 거래규모는 10조 원으로 전체 거래규모의 7.2%에 불과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그 997건 중에서도 118건은 제한경쟁입찰, 235건은 지명경쟁입찰, 235건은 기타 방식으로 입찰이 이뤄져, 실제 공개경쟁 입찰건수는 전체의 4.8%인 394건에 불과했다.


대기업 그룹 전체 계약 건수의 95.2%인 7757건이 계열사 밀어주기용이었고, 금액으로는 143조 원이나 됐던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수의계약이 중소기업의 시장 진출 및 성장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의계약은 사업 발주자가 임의로 거래 상대방을 정하는 계약 방식인 만큼,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참여 자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이랜드, 태영 등 9개 그룹이 모든 계약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했다. 또 OCI와 삼성, 신세계가 98% 이상의 수의계약비중을 보였다.


삼성그룹은 전체 1200건 중 1184건을 수의계약으로, 16건은 경쟁입찰방식으로 거래했다. 그리고 이 16건의 경쟁 입찰도 13건은 공개경쟁 입찰이었고, 3건은 지명경쟁 입찰이었다.


효성과 현대산업개발, 두산, KCC, SK, 한화, 태광(도 90% 이상을 수의계약으로 거래했다.


반면 총 1660건을 거래해 건수가 가장 많았던 현대차그룹은 88.4%인 1468건을 수의계약으로 거래해 다른 그룹에 비해서는 수의계약 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10대 그룹 중 LG와 롯데의 수의계약 비중도 각각 86.2%와 82.9%로 낮은 편이었고, GS가 77.9%, 한진이 36.5%로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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