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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협력사 통한 보수단체 30억 우회지원 구설수

협력사 A사, 해운운송업무 업력 전무한 ‘경우회’ 자회사 경안흥업에 재하청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현대제철이 협력사를 통해 보수단체를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주목된다.

 

한 주간지 보도에 의하면 현대제철은 지난 20141월 유럽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차량 제작 후 쓰고 남은 철스크랩(고철)에 대한 납품 업무를 철강유통업체 A사에 맡겼다.

 

이후 A사는 경안흥업이라는 업체와 지난 2014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유럽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나오는 고철을 국내 현대제철 공장으로 운송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경안흥업이 보수단체인 대한민국 재향경우회(이하 경우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라는 점이다.

 

특히 경안흥업의 경우 화물 운송 업력이 없다시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안흥업은 A사와 계약체결 1주일 전인 지난 2014122일 등기부상 사업목적에 운송사업을 추가했고 계약체결일인 같은 해 128일 이후 20일이 경과한 후에야 해운중개업을 사업목적에 포함시켰다.

 

또 자체 직원 수도 3명뿐이라 대규모 해외 운송업무를 대행할 수 없는 실정이었고 실제로 현대글로비스, B, C사 등 다른 중소업체들이 고철 운송업무를 수행했다.

 

이처럼 현대제철이 A사에 하청을 주고 A사는 경안흥업에 재하청을 주면서 고철 납품가격만 뛰어 올랐고 이로 인해 현대제철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반면 경안흥업은 현대제철 덕분에 짭짤한 이익을 챙겼다. 당시 현대제철은 A사에게 계약대금 904억원을 지급했는데 A사는 경안흥업과 고철 1t10달러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경안흥업은 계약기간인 20142월부터 20171월까지 약 277000t을 현대제철에 납품해 약 277만 달러, 우리 돈 약 30억원 가량을 벌어 들였다.

 

경우회는 지난 1960년 설립돼 19631121일 내무부(현 행정자치부) 인가를 받은 단체다. 정회원인 퇴직경찰 135만명과 명예회원인 현직 경찰 15만 등 총 150만명의 전현직 경찰로 구성돼 있는 사단법인이다.

 

경우회의 자회사인 경안흥업은 지난 2006년 대우조선과도 수의계약을 체결해 고철매각사업권을 따낸 후 2014년까지 대우조선 고철을 팔아 246억원 수입을 챙기고 2007년 이전에는 15%를 이후엔 7% 고정수수료를 보장 받는 등 특혜 논란에 휩쌓인 전력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경우회는 청와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의 커넥션 의혹도 받고 있다.

 

작년 510일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원내부대표는 전경련과 경우회의 어버이연합 자금지원 의혹을 발표하며, 우 전 민정수석과 경우회간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우회는 우 전 민정수석의 처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SD&J홀딩스와 골프장 운영업체인 삼남개발 지분을 각각 50%씩 소유하고 있다. 삼남개발의 배당내역을 보면 지난 2013년 경우회와 SD&J홀딩스에 각각 23억원씩, 2014년에는 각각 21억원씩 배당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해 1월 내부감사를 벌여 A사와 경우회에 대한 고철 납품 계약이 특혜라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한 후 계약해지 및 관련 임원 문책 등에 나섰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현대제철과 고철 납품계약을 체결한 A사가 경안흥업에 재하청 준 사실을 전혀 몰랐고, 설령 알았다고 해도 A사가 타 업체에 재하청주는 것에 대해 현대제철이 관여할 명분도 없다보수단체 지원을 위해 계약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 2016년 상시적으로 실시하는 내부감사를 통해 A사와 경안흥업간의 계약이 특혜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감사와 관련된 사항은 감사실에서만 알고 있는 대외비여서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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