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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5월의 푸른희망

청자 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이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_푸른 5월 | 盧 天命


시인은 이 푸른 5월에 오히려 무색하고 외로워지기까지 했다. 소매 끝을 파고 드는 한기를 이기고 기어이 봄이 오지만 시인에게는 그 푸른 계절이 무색하고 외로워지는 까닭은 어인 일인가. 일장기 펄럭이던 하늘 아래서의 세상이 뜻 같지 않아서 오는 향수는 아니었을까?


그런데 종내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5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라며 푸른 하늘을 보며 희망을 읊는다.


그렇다. 정녕 5월은 희망의 절기다. 새 잎새들이 짙푸르게 태양을 보며 희망에 찬다. 푸른 계절의 여왕이 5월에 새 대통령을 맞는다. 5월의 대선은 어렵고 긴 파고를 헤치며 항해 하는 중에 캡틴을 하선시킨 역사의 개벽이다. 이 벽두에 우리는 새 리더에 희망은 갖는다.


이번 대통령은 태평양의 포용력을 보였으면 하는 소망이다. 그의 선실 문은 언제나 열려있고 노(No)와 거슬리는 소리가 도리어 하모니가 되는 가슴 넓은 ‘탕평’의 달인이었으면 좋겠다.


그는 국민에게 할 말은 하지 않으면서 ‘준다’고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초연금을 올린다. 공공일자리를 늘린다는 유혹이나 30년 지난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그만 둔다는 등의 빛과 그늘을 가리는 예지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미나 일부 유럽국가들이 허울 좋은 복지로 나라살림을 거덜내는 모습이 후보들의 ‘ 공약’과 겹쳐 우려스럽다.


그는 ‘한반도가 중국의 일부’라 하면, 동북 3성 만주는 우리 고유의 땅이라 응수하는 용기를 희망한다.


내 하늘을 지키는 방어무기인데 너네 집안에서 웬 난리냐 따질 수 있는 담력이면 더 환호하겠다.


아일랜드의 Hamish McRae는 1994년도에 이미 그의 ‘The World in 2020’에서 한국의 통일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로 북한의 핵무기 가능성을 들었다.


한 세대 전부터의 골머리 앓기 시작하던 핵이 이제는 악성 두통으로 진전되기까지 아직 해법이 묘연하다. 그게 또 통일과도 끈이 닿아 있다니 새 선장은 이를 절단하는 결연한 초인(超人)이기를 소망한다.


‘희망이란 건 마치 길(road) 같은 것이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은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으면 그게 곧 길이 된다(魯迅)’고 한다.


이 5월의 희망이 길이 되었으면 한다.


[프로필] 이보우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신용카드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중문학과, 베이징대학 경제학 박사
•여신금융협회 상무이사
•한국신용카드연구소 소장
•한국신용카드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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