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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택시요금 카드수수료 지원 2년 연장할 듯

택시요금 6천원 미만이면 서울시가 수수료 지원…올해 예산 113억원
카드결제 비율 70% 육박…승객 3명 중 2명은 카드로 요금 낸다


직장인 A씨는 출근길 택시를 탔다가 4천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택시 매출액이 시원치 않아 먹고 살기 힘들다는데, 택시기사에 카드수수료 부담을 떠안긴 것 같아서다.


몇 년 전 "요금이 얼마 안 되는데 꼭 카드로 결제해야 하느냐"는 택시기사의 핀잔을 받은 이후 A씨는 신용카드를 내밀 때마다 눈치를 살피게 됐다.


택시요금이 6천원 미만인 경우 택시기사에게 청구되는 건당 카드결제 수수료 전액을 서울시가 보전해주고 있지만, A씨처럼 이 사실을 모르는 시민이 아직 많다.


서울에서 택시를 이용할 땐 기본요금이 나와도 거리낌 없이 신용카드 결제를 요구하면 된다.


택시요금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지원은 올해 말 만료가 예정돼 있으나 서울시는 또 한차례의 기한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택시요금 카드수수료 지원을 위한 조례가 올해 12월 31일 시한을 맞는다.


서울시는 이 조례를 제정해 2012년부터 6천원 미만 소액 요금의 카드결제 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친절 택시'로 인정받은 택시기사 등은 1만원 미만 요금까지 카드결제 수수료를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카드결제 증가에 따른 택시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당초 2년만 한시적으로 수수료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택시업계 민원과 카드결제 장려 차원에서 시한을 두 차례 연장했다.



이번에 또 연장되면 서울시는 2019년까지 카드결제 수수료를 보전해주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수료 지원 기한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내년 예산을 준비하고 있다"며 "신용카드 결제 비율이 70%에 육박했지만, 택시기사들의 수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지원을 아예 끊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수료 지원을 위한 서울시 예산은 113억원이다. 카드결제 비중이 늘어날수록 지원금도 증가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카드수수료 지원 요금 기준을 6천원에서 좀 더 낮출 필요가 있다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정부 정책으로 신용카드 수수료율 자체가 전반적으로 인하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의 택시요금 결제 수수료율은 체크카드가 1.5%, 신용카드는 1.6%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율을 버스·지하철 수준인 1.5%까지 추가 인하할 계획이다.


경기도에선 택시요금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을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하다가 택시업계의 반발로 백지화했다.


경기도는 택시요금이 7천원 미만일 때 카드결제 수수료를 지원하고 있다.


도는 수수료 지원 기준을 지난해 8천원에서 올해 7천원으로 낮췄다. 이를 내년 6천원, 2019년 5천원으로 축소했다가 2020년 아예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했었다.


서울의 택시요금 카드결제 비중은 2007년 3.5%에 불과했지만, 매년 상승해 2012년 50.3%로 현금 결제를 앞질렀다.


이후 2013년 58.8%, 2014년 59.2%, 2015년 62.2%로 꾸준히 상승해 작년 67.4%까지 올라왔다.


카드결제액은 2008년 1천344억원에서 2011년 1조1천310억원으로 처음 조 단위를 넘겼고, 2015년에는 2조765억원으로 2조원 선을 넘었다.


지난해 서울의 택시요금 카드결제 금액은 2조2천36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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