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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전자, ‘직장 갑질’ 구설수…마라톤 연습 강요

본사 임원이 연습상황 감시…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질 수 없다 ‘하소연’


(조세금융신문=심재완 기자) 생활가전 회사 쿠쿠전자가 직무와 관련이 없는 마라톤을 강요하는 직장 갑질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30MBC보도에 따르면 쿠쿠전자 지국 직원들은 본사 임원들에게 강요받아 마라톤 연습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영상 속에서 10명가량의 직원들은 불 꺼진 잠실 주경기장에 모여 몸을 풀다가 회사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 연습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MBC보도에 따르면 지국 직원들은 매주 토요일 저녁과 토요일 새벽마다 이런 이상한 연습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연습 때 누가 참석했고 빠졌는지 SNS 단톡방에 세세히 보고됐다. 또 이들은 SNS 단톡방에 본사 임원들이 있어 연습상황을 하나도 빠짐없이 감시당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임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영하 12도의 강추위에도, 장맛비와 천둥이 몰아쳐도 나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쿠쿠전자 수도권 지국 직원 210여명 가운데 마라톤 동호회 가입률은 7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호회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은 눈엣가시가 돼 회사 내에서 압박을 받기 때문에 억지로 가입할 수밖에 없다.

 

또 훈련 참석률이 낮으면 집에서 멀리 떨어진 훈련장에서 특별 훈련을 시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이들은 매년 5번 이상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야 하고 대회 참가 비용과 동계 훈련 합숙까지 해야 했다. 더구나 비용은 모두 직원들 부담이었다.

 

최근 직장 갑질사례가 빈번하게 보도되고 있다.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최근 3달간에만 1200여건의 민원 제기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일 여성 직원에게 피임약까지 지급해가며 100km 행군에 참여시킨 것으로 드러났고, 성심병원은 지난해 11월 직장 내 위계질서를 이용해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옷을 입히고 걸그룹 춤을 추게 했다.

 

직장 갑질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쿠전자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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