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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감원장,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정면돌파

금감원, 하나은행 측에 ‘증거 찾아 공표 해달라’ 요구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인 아들의 하나은행 채용 관련 청탁의혹에 대해 금감원이 하나은행 측에 관련 증거사실을 공표해줄 것을 요구했다.

 

금감원이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셀프 연임으로 마찰을 빚어온 하나 측에 증거제시를 요청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최 원장 측이 사실상 정면돌파를 결정한 것이란 평이다.

 

지난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최 원장의 친구 아들이 지난 2013년 하나은행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점수조작이나 채용기준 변경이 있었는지 확인해달라고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측은 사안의 민감성이 높은 만큼 조속히 검증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채용 담당자는 구두발언을 통해 최 원장이 친구 아들을 추천한 것은 사실이지만, 합격여부만 알려달라는 것이었을 뿐 채용과정에서 개입이나 점수조작은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식적인 내부 검증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은 채용비리와 관련 검찰 조사 중으로, 만일 서버에 접속했을 경우 증거 인멸 우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임 시절, 대학 동기로부터 자신의 아들이 하나은행 채용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은행 인사담당 임원에게 친구 아들의 이름을 전달한 바 있다. 하나금융지주 등 내에서는 채용 시 ‘우수 인재’를 공개 추천하는 예가 있었다.

 

채용비리로 인정되려면, 공개 추천 후 점수를 조작하거나 기준이 변경돼야 한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 1월 하나은행 채용실태 검사에서 ‘VIP 추천 명단’를 찾아냈지만, 이들 중 점수조작 등이 이뤄진 6명의 사례만 검찰에 통보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최 원장 의혹에 대해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금감원의 채용실태 검사 관련 자료가 과거 자료라 모두 삭제돼 복구하기 어렵다고 했으나, 그보다 더 과거인 2013년 최 원장 관련 채용 관련 사안이 의혹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한편,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셀프 연임 등으로 금감원과 갈등을 빚어 왔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지배구조 개선을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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