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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공기관 지방이전, 50% 나홀로이주

세종시 공무원 중 43%만 가족 모두 이주, 11%는 주말부부

 

(조세금융신문) 지방으로 이전한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직원들 중 가족을 두고 혼자 이주한 비율이 4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과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이 심재철 국회의원(안양동안을, 기재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직원들은 7천725명이고 세종시로 이전한 행정기관의 공무원들은 8천581명으로서 모두 1만6천306명이 이주하였다.


지방혁신도시의 나홀로이주 비율은 65%로, 세종시의 33.7%에 비해 두 배나 높았다. 특히 경북 김천의 조달품질원(98.4%)과 대한법률구조공단(91.4%), 울산의 근로복지공단(91.4%)에 혼자 이주한 직원들이 많았다.


세종시 공무원의 나홀로이주 비율은 이보다는 훨씬 낮았는데, 교육부(40.6%), 환경부(37.9%), 공정거래위원회(36.9%) 순이었고 공무원 수가 1천201명으로 가장 많은 국토교통부도 34.1%나 되었다.

 
행복청이 심재철 의원에게 제출한 「세종시 정착현황 및 이주계획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무원들이 이주하지 않는 사유로 배우자 등 직장문제(31.3%), 자녀교육(31.2%), 퇴직예정 및 파견복귀 등 인사상 사유(16.3%)를 들었지만,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에 따르면 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들의 미이주사유로 주택문제와 자녀교육을 주로 들었다.

 
세종시에는 행복청의 도시건설사업을 통하여 아파트 등 주택과 교통 인프라가 갖춰가고 있지만, 지방혁신도시에서는 허허벌판에 공공기관만 건설되는 경우가 많아 단신으로 이주한 직원들도 원룸이나 사택 등 숙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진천이나 음성처럼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혁신도시에서는 수도권을 왕복하는 통근버스를 운영하여 정보통신정책연구원(87.5%)과 국가기술표준원(64.9%) 직원들이 통근버스 안에서만 하루 3~4시간씩 소비하고 있었다. 세종시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44.7%)와 고용노동부(33.0%)가 수도권 통근비율이 다소 높았고 세종시 전체로는 22.9%였다.

 
행복청의 주말부부 통계에 의하면, 세종시 평균 11.1%의공무원들이 배우자 및 자녀와 떨어져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특히 고용노동부(15.8%)와 국토교통부(14.4%), 환경부(13.8%)의 주말부부가 많은 편이었다.


지방이전한 공공기관 직원 중 향후 혁신도시에서 가족과 함께 살겠다는 비율은 7%밖에 되지 않았다.


농식품공무원교육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고용노동부고객상담센터 등 이전한지 1년이 넘은 기관도 가족을 두고 홀로 지방에 거주하는 비율이 70%을 넘은 반면에, 향후 가족을 모두 데려오겠다는 비율은 0%라서 앞으로도 나홀로이주나 주말부부 현황이 크게 변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심 의원은 “직원들이 평일 혁신도시에서 근무하고 주말에 수도권으로 가버리면 허허벌판에 세워진 혁신도시가 공동화된다”며 “지방발전이라는 공공기관 이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단순히 행정기능만 이전할 게 아니라 직원들이 편리하게 정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원들 입장에서 교육, 문화 등의 여건을 조성하는 등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말부터 법제처와 국민권익위원회, 국세청, 소방방재청,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이 예정되어 2,207명의 공무원들이 이주할 예정이고, 지방혁신도시도 올해 말까지 1만5천193명 직원들이 근무하는 47개 공공기관의 이주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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