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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가업승계에 대한 과도한 세금혜택과 기업살리기

(조세금융신문) 최근 정부는 원활한 가업승계가 기업살리기와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각종 세금혜택을 부여하는 것 같다. 2014년 세법개정안과 최경환부총리의 취임이후 발표된 추가내용을 보면, 정부는 가업승계관련 증여와 상속에 대해 대폭적인 세금혜택을 부여하기로 하였다. 
 
첫째, 가업승계증여의 경우 저율과세(10% 혹은 20%)를 할 수 있는 가업증여를 통한 증여금액을 현행 30억원에서 100억원(명문장수기업은 2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여 증여세를 대폭 축소하고, 사후관리기간도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였다. 둘째, 가업승계상속에 대해서도 피상속인의 지분율이 25%만 넘는 경우, 매출액 5000억원 미만까지는 피상속인에게 일정조건에 부합하면 500억원(명문장수기업은 1000억원)까지 상속공제를 함으로써 상속세를 한푼 내지 않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로써 기업 중 99.8%가 가업승계상속의 혜택대상이 되었다. 
  
또한 피상속인의 가업경영기간을 종전 10년이상에서 5년이상으로 완화하였고, 사후관리기간도 종전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였다. 가업용 자산의 100분의 20(5년 이내에는 100분의 10) 이상 처분하는 것을 제한하던 것을 법인사업자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였고(개인사업자에 대해서는 100분의 50이상 처분하는 것을 제한), 고용인원요건에 대한 제한도 완화하였다.
이와 같이 정부는 올해 들어 가업승계에 대해 세금혜택을 대폭 확대하였다. 그러나 가업승계가 기업살리기 혹은 경제활성화로 제대로 연결될지 그리고 조세공평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첫째, 기업의 환경은 매우 복잡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전문적 기술 및 경영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후계자가 가업승계를 받게 되면 오히려 기업존속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새로운 기술을 보유하거나 전문경영의 능력이 있는 새로운 투자자에게 당해 기업을 넘겨주는 것이 기업존속을 연장하고 더욱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둘째, 피상속인이 자녀들에게 세금없이 상속하려는데 더 관심을 두는 등 탈세의 한 방법으로 이용할 여지도 있다. 가업승계에 준비되지 않은 후계자의 경우 기업경영에는 관심은 없이 전문경영진에게 맡긴 후 외국유학, 예술활동 등 다른 것에 열중하고, 7년 후 가업승계요건이 모두 끝나면 회사지분을 처분할 수도 있다. 

셋째, 부모가 기업을 운영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준비되지 아니한 후계자에게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세금없이 상속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피상속인이 사망 전에 사전계획에 의거 지분 25%만을 유지하면서 가업승계를 통해 편법 상속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가업승계는 곧 기업살리기의 만능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가업승계세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 과도하지 않게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시행될 수 있도록 개정법률안에 대해 이번 정기총회에서 더욱 심도있게 심리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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