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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기대 소장펀드 “고전 중”..4월 온라인판매사 합세

총 68억원 자금 유입, 그중 42억원 두 개사로 몰려  

 장기침체 속에 빠져있던 증권가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소득공제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가 출시 열흘을 지나고 있지만 전체 소장펀드 가운데 절반 이상이 1억원의 자금도 모집하지 못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다르면 지난 25일 기준으로 21개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46개 소장펀드 상품에 총 6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가운데 61%에 해당하는 28개 상품의 설정액은 1억원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KDB자산운용이 출시한 소장펀드 중 일부 상품은 100만원의 자금도 모집하지 못했다.


68억원의 자금 중 42억원은 한국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2개사로 몰렸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C형)’ 설정액은 21억원으로 소장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마라톤소득공제펀드(주식·C형)’가 10억원,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펀드(채권혼합·C형)가 8억원의 설정액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소득공제전환자펀드’,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거북이70소득공제장기자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제갈공명소득공제자펀드’로도 자금이 들어왔지만 설정액 규모는 아직 2억∼5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등 가치주 펀드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소장펀드 특성상 장기 상품인데다, 박스권 장세에서 가치주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소장펀드를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평가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면서도 “소장펀드가 5년 이상 가는 장기 상품이라는 인식과 함께 가치주 펀드가 선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장펀드 관련 규제와 가입 요건이 서로 맞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소장펀드는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매달 최고 50만원씩 연 600만원을 5년 이상 납입하면 납입액의 40%, 연 240만원을 소득공제 받아 연말정산시 39만6000원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이는 납입액 대비 6.6%의 절세 효과로 투자 수익률 6.6%를 기본적으로 확보하는 것과 같다.


가입기간 중 급여가 올라도 연봉 8000만원까지는 세제 혜택이 유지된다. 이 경우 과표 소득 4600만원~8000만원 구각의 소득세율 26.4%(지방세율 포함)을 적용 받아 연말정산시 최대 63만3600원가지 환급액이 늘어 수익률을 연 10.56%로 올라간다.


문제는 소장펀드 가입이 가능한 소득대의 투자자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여윳돈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소장펀드 가입 대상이 연간 총 급여액 5000만원 이하로 한정돼 있어 이분들이 장기 투자할 여력이 있는 자금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변동성이 큰 주식형 펀드에 여유자금을 5년 이상 묶어놔야 한다는 부담감도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장펀드 가입 대상자를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로 한정하려면 펀드 보유기간이라도 5년보다 짧게 잡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내달부터 소장펀드를 온라인판매사를 통해 판매를 개시하며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완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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