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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아름다운 책

시인 공광규, 낭송 남기선, 영상 박태서

 

아름다운 책_공광규

 

어느 해 나는 아름다운 책 한 권을 읽었다

도서관이 아니라 거리에서

책상이 아니라 식당에서 등산로에서 영화관에서 노래방에서 찻집에서

잡지 같은 사람을

소설 같은 사람을

시집 같은 사람을

한 장 한 장 맛있게 넘겼다

아름다운 표지와 내용을 가진 책이었다

체온이 묻어나는 책장을

눈으로 읽고

혀로 읽고

두 발로 밑줄을 그었다

 

책은 서점이나 도서관에만 있는 게 아닐 것이다

최고의 독서는 경전이나 명작이 아닐 것이다

 

사람, 참 아름다운 책 한 권

 

[시인] 공 광 규

1960년 충남 청양 출생

동국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1986년 ≪동서문학≫ 등단

1987년 《실천문학》에 현장시들을 발표

시집 『대학 일기』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

『소주병』 『말똥 한덩이』 『담장을 허물다』

『신경림 시의 창작방법 연구』 『시 쓰기와 읽기의 방법』

『이야기가 있는 시 창작 수업』 등

제4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제1회 김만중문학상 시부문 금상

2011년 제16회 현대불교문학상 시부문 수상

 

[詩 감상] 양 현 근

책이 꼭 서점이나 도서관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그리고 날아다니는 참새 한 마리의 몸짓에서도 우리는

맛있는 문장을 읽고, 느낄 수 있다.

모든 사람, 그리고 우리가 접하는 모든 사물이

곧 책이고, 경전이다.

허위와 욕망을 벗어던지고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

곧 최고의 독서가 아닐까.

 

[낭송가] 남 기 선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회장

《아침의 문학》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산업체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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