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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볼커룰 적용 2년 유예 반응 ‘기대 이상’

은행권 막대한 로비로 핵심개혁 조치 퇴색 비판

 

(조세금융신문) 미 연준이 지난 18일 은행들의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룰 조항 적용을 2015년 7월 21일에서 2017년 7월 21일로 2년간 유예키로 한 결정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융개혁의 핵심조치들이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금융권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은행들의 위험자산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룰의 주요 규제 시행이 당초 2014.7/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세부 규제안 마련(Rule making) 어려움, 은행권의 요청 등으로 작년 12월 2015년 7월 21일로 1년간 시행이 연장된데 이어 오는 2017년으로 연장되면서 미 은행권 규제가 다소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보유하고 있는 CLO를 급격히 매각할 경우 엄청난 손실 발생이 불가피하다며 각종 로비단체를 통해 강력히 반발했으며, 연준은 이를 받아들여 동 조항의 적용시점을 오는 2017년 7월 21일로 연기했다.


은행권에서는 급하게 동 자산들을 매각할 경우 헐값 매각을 할 수 밖에 없어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실제로는 최근 경기회복으로 동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09년 상반기 원금의 40% 수준까지 하락했던 buyout fund들의 가치가 최근 100%로 회복되는 등 은행들은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이런 자산들을 최대한 오래 동안 보유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은행들은 현재 약 $700억의 CLO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Bloomberg)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각각 $114억, $50억 이상을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은 “이번 결정이 지난 4월 은행들의 CLO(Collateralised loan obligation)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을 2년간 유예하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언급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번 연준의 결정이 은행권의 주장을 상당부분 수용해 준 기대 이상의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은행권의 막대한 로비로 금융개혁의 핵심 조치들이 퇴색되고 있다며 비판했다.


비판론자들은 “고객을 상대할 때는 명석하고 재빠른 투자은행들이 아직까지 자신들의 투자활동을 재편하지 못했다는 것이 놀랍다”며 “월가의 로비행위는 영구하며(lobbying is eternal) 이들의 궁극적 목표는 연기(delay)가 아닌 개혁법의 와해(Paul Volcker)”라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Dodd-Frank법의 상당 부분이 아직도 모호한 영역(gray area)에 있는 상황에서 최근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으로 금융위기 이후 강화되는 추세였던 은행권 규제가 대폭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금번 연기조치는 미 은행권의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일련의 조치가 규제를 현실에 맞게 적용하는 과정인지 금융개혁의 퇴색인지에 대해서는 관찰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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