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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 금융당국간 업무 핑퐁행태·구두지도 남발 비난

금융당국 수장- 금융권 CEO 범금융권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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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 금융사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금융당국을 비판하는 등 평소 쉽게 하기 어려웠던 말들을 내뱉었다.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금융당국과 금융CEO, 벤처업계 대표 등 108명이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의 대토론회에서 6시간이 넘는 장시간에 걸쳐 난상토론을 펼쳤다.


이번 대토론회는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이날 오후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1부 세미나, 2부 주요 사례 공유·확산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신제윤 위원장은 “지금 전 세계는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혁신 전쟁’ 중‘이라며 ”한국 금융은 그간의 노력에도 변화의 속도가 우리 경제 수준과 외부 변화보다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환경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고 국민경제적 기대수준도 매우 높아졌는데, 금융권이 이런 속도와 기대를 맞추고 있는지 통렬한 반성과 함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신 위원장은 "지금처럼 위기가 상시화된 상황에서 금융권 스스로 '혁신전쟁'에서 살아남아 성장하기 위해 '개혁의 상시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저부터 먼저 변하고 오늘 자리해주신 금융권 여러분도 함께 변화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환영사에서 "담보위주 여신 관행, 이자수익에 대한 과도한 의존, 국내시장 내 우물안 영업, 불합리한 금융규제 등을 과거의 낡은 틀"로 규정했다.


하 회장은 이어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해 금융인 모두 기존 사고와 운영의 틀을 과감히 변화시키고 신영역 개척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며 ”핀테크 육성과 기술금융 확산, 해외진출과 금융발전을 위한 규제 개혁 등이 ’금융에 대한 시대적 요구‘이자 금융이 독자적 성장 산업으로 발전하고 창조경제 육성에 이바질하기 위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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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금융권이 모여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앞으로 한국 금융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2015 범금융 대토론회'가 3일 오후 예금보험공사에서 개최된 가운데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을 앞에 두고 금융당국간에 업무를 서로 미루는 업무 행태와 법령에도 없는 구도지도 관행에 대해 비판했다. <사진=전한성 기자>

특히 금융CEO들은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앞에 두고 당국의 서로 미루기식 업무 행태와 법령에도 없는 구도지도 관행에 대해 비판했다.

 

금융 당국이 금융권에 혁신을 요구하기 앞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서로 업무를 미루는 이른바 '업무 핑퐁'을 먼저 없애라고 지적도 나왔다.


또 금융당국이 공식 문서가 아닌 구두 지도를 남발하며 각종 질의에 애매모호한 답변을 한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법령에 근거도 없는 구두 지도도 문제지만 당국의 지도에 따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다른 방향으로 지도하는 행태도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제안도 쏟아졌다. 현행 열거주의(Positive)식 감독방향을 네거티브(Negative)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서는 안 되는 것들만 정해주면,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금감원 검사에 ’총량제‘를 도입하는 등 과도한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과 금융기관의 업무질의에 대한 편의성을 높여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 진웅섭 금감원장은 "금융회사가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감독당국도 잘못된 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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